여야 원내대표, 회동 가졌지만 별다른 소득 거두지 못해
禹 "1당 11개, 2당 7개 배분 합당"…6월 원구성 마무리 촉구
전문가, 禹 입장에 "현실적 대안 제시" "일종의 절충점 제시" 분석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여야 원내대표가 진통을 겪고 있는 원구성을 놓고 17일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6월 임시국회에서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우 의장이 어떤 선택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측 추경호 원내대표·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측 박찬대 원내대표·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2+2회동을 열었지만 원구성을 둘러싼 간극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 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월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사진 가운데)로 국회의장집무실에서 2+2 회동을 가지고 있다. 2024.6.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추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기존의 입장과 논리를 서로 설명하고 확인하는 대화가 길었다"며 "결론적으로 오늘(17일) 의견을 좁히지는 못했고 내일(18일)부터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고 그 상황을 보고 추가로 회동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도 "오랜 시간 서로의 입장과 논리 그리고 설득이 서로에게 있었지만 아직 좁히지 못했다"며 "최대한 양자 간의 입장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이끌어낼 수 있는 합의에 대해서는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회동을 시작하면서 공개된 모두발언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먼저 발언에 나선 박 원내대표는 "법정 시한이 벌써 열흘이나 지났는데 합의할 때까지 원구성을 더 늦추자는 것은 국회가 일을 하지 말자거나 법을 무시하자는 말처럼 국민은 생각할 것"이라며 "이제 와서 법사위를 내오자라든가 아니면 11개 상임위를 새로 구성하자라고 하는 것은 시간을 좀 더 끌겠다는 이야기가 아닌지 국민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우리의 요구에 대해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은 채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일방적인 상임위 배정을 해 왔다"며 "민주당이 오늘 회동에서도 아무런 제안할 내용이 없다면 회동할 의미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그간 (협상) 과정과 국민 눈높이를 종합적으로 살필 때 상임위 배분은 1당인 민주당이 11개, 2당인 국민의힘 7개로 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6월 임시국회를 국회법에 따라 운영하려면 남은 시간이 제한적이다. 여야가 빨리 결론을 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 우원식 국회의장(사진 가운데)이 6월 17일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후 퇴장하고 있다. 2024.6.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여야는 지난 10일 야권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이후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 18일에라도 본회의를 열어서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의장이 내일(18일)이라도 본회의를 당장 열어달라"며 "(우 의장에게) 국회의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회동에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법사위 법안제1소위를 열고 채상병특검법 심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놓은 국방위원회·산업자원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은 물론 민주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 재검토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원구성과 관련된 1대 1 토론을 민주당에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고 1987년 체제 이후 쌓아올린 의회 민주주의의 역사와 원칙을 깔아뭉개 버렸다"며 "입법 폭주와 특검 남발, 탄핵 겁박으로 행정부의 권한, 사법부의 독립, 언론의 견제까지 모두 무력화 시키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여야가 이날 회동에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며 우원식 의장이 원구성 마무리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우 의장이) 이번 주까지는 (여야 협상) 타이밍을 보면서 아마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며 "우 의장이 민주당에게는 '욕심 부리지 말라', 국민의힘에게는 '(야당 제안을) 그냥 받아라'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최소한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켜야하는 것이 의장인데 너무 민주당 이야기만 듣고 할 수도 없어서 일종의 절충점을 제시한 것 같다"며 "국회 입장에서 볼 때도 6월을 넘기는 건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자기 정치와 기회적 중립 사이에 절충점을 모색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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