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식료품, 의류 등 필수소비재 가격은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높은 물가수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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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회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낮아졌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떤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유로지역은 불확실성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 높아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는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물가가 지난달 예상한 경로와 같은 수준으로 가고 있지만, 지금 물가가 완전히 목표 수준에 수렴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지는 여러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통화정책방향방 회의를 기다려 주셔야 금통위원과 같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도 좀 더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에 가까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선 “한은의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지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금통위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면서 “금통위원들이 여러 의견을 보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중에는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봤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대로 완만한 둔화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밝혔다.
다만 “수출과 내수 간 회복세에 차이가 있어 내수 측면에서의 물가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민간소비가 1분기중 전기대비 상당폭 증가했으나,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적지 않은 데다 실질 GDP와 잠재 GDP의 차이인 GDP갭도 올해중 마이너스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중 3.3%(전년동기비)에서 올해 상반기중 2.9%로 떨어졌다.
월별로 1월 2.8%에서 2월과 3월 3.1%로 올라선 이후 4월 2.9%, 5월 2.7%를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2~3월중 3%를 웃돌았지만, 4월 이후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다시 3% 아래로 낮아졌다. 다만 팬데믹 이후 누적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변동 요인은 공업제품(석유류 제외) 가격과 서비스 물가 등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지난해와 달리 상반기중 동결되면서 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농산물과 석유류는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산물 가격은 최근 다소 둔화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보다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석유류 가격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3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1월과 2월 2.5%에서 3월 2.4%, 4월 2.3%, 5월 2.2%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3.0%)보다 상당폭 낮아졌으며,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상승모멘텀 둔화 추세가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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