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승부수로 던진 ‘채상병 특검법’이 7·23 전당대회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이 당이 민심에 다가갈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와 당을 사분 오열시키는 자충수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전 비대위원장이 던진 승부수가 전당대회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전망도 상이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채상병 특검법’을 여당 주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력 경쟁자인 ‘친윤’ 후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당대회 쟁점을 선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쟁점을 선점함으로써 보수 쇄신을 이끌 후보라는 이미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 전 비대위원장이 쇄신의 키를 잡음으로써 4·10 총선 패장이라는 책임론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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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더불어 한 전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거리를 둬 정치인 한동훈으로서 홀로서기를 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이 수평적 당정 관계 정립을 강조한 것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수도권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던진 승부수가 전당대회를 흥행시키고 보수를 쇄신할 ‘묘수’로 평가된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당론과 반대되는 입장으로 지역 민심을 들어보면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민주당의 안에 휘둘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자는 것으로 오히려 당을 살리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검법에 대한 비판은 이런 오해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당대회 기간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다면 (비판 여론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고 쟁점을 선점해 전당대회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힘 텃밭으로 여겨지는 대구경북(TK) 또는 부산경남(PK)에서는 대통령실과 거리를 둔 선택이 ‘어대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자충수로 평가된다. 특히 유력 당권주자들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집중포화에 나서고 있고, 강성 당원들의 반발도 포착돼 한 전 비대위원장이 ‘프레임’에 갇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나경원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채상병 특검 카드에 대해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다면 특검을 하시겠냐고 묻고 싶다”라며 “원칙적으로 공수처 수사가 끝난 뒤에 수사가 이상하다고 하면 특검을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차별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내부 전선을 교란시키는 행위”라면서 “민주당의 당대표로 나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도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선택한 것이겠지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을 하자고 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옳지 못하다”면서 당론을 거스르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제안에 당 내부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채상병 특검법’ 카드는 강성 당원 설득이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국민 여론에서 부응한다는 점에서 우선 좋은 승부수”라면서 “수도권 민심은 완전히 장악할 것이고 특검의 취지를 잘 설명한다면 강성 당원들의 반발도 절반 정도는 설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차별화를 부각한 것이 1대 3의 구도를 만들어 1차에서 과반 득표를 욕심 낼 만큼 좋은 선택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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