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인사들 중심 최고위원 출마 선언 잇따라
비명계, '친문' 이인영 대표 출마설만 거론되는 상황
"건강한 정당이라면 추대보단 경쟁 통한 선출 바람직"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연임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의 또 다른 축인 최고위원선거에 출마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더욱 강력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가 꾸려질 전망인 가운데 비명계에선 마땅한 경쟁후보 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전대 흥행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고 다음 달 초에 후보 등록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24일 사퇴를 앞두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6.2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은 오는 8월18일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대표와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차기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발표하거나 시사한 인사는 총 3명이다. 

이들은 강선우·김병주·한준호 의원으로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이다. 이 때문에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는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친명계 인사들의 차기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서는 4선 김민석 의원과 3선 전현희 의원 등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권에서는 광주 광산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형배 의원이 선출직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인사로는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지호 전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부실장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차기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마땅한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친명 지도부가 총선 압승과 정국 주도권 등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면서 비명계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한 비명계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당에 기탁금도 내야하는데 기탁금은 기탁금대로 내고 선거 출마로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이 전 대표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프레임때문에 출마를 하더라도 친명 성향이 강한 당원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텐데 어느 비명계 인사가 희생을 감수하며 쉽사리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이 전 대표의 '2기 지도부'가 출범할 상황이 높은 분위기 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잠룡들이 출마를 선언하며 '미니 대권경쟁'으로까지 불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는 달리 민주당의 전당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당내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비명계 인사 중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5선 이인영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인사들도 내심 이 의원이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거론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기대되는 지도자였다"며 "원내대표도 지냈고 경륜도 있으니까 (당대표 선거에) 나가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나이도 이 전 대표보다 더 젊다"며 "자기를 위해서라도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당의 혁신을 도모해야 하고 민주당은 총선 압승한 직후 열리는 전당대회라 두 전당대회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찬반 투표의 추대 방식보다는 그래도 건강한 정당이라면 경쟁을 통한 선출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