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중고자동차 매매에서 소비자 피해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성능·상태점검자 기준 마련과 책임보험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고자동차 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자동차 성능·상태에 대한 정보 비대칭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부실한 성능점검, 허위고지 등 소비자 불만이 만연해있다.
30일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성능점검제도’가 도입됐고 2005년에는 중고자동차 매매업체 및성능점검자의 성능·상태점검에 허위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 매수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능점검 보증제도’가 도입되는 등 중고자동차 매매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
|
|
▲ 서울의 한 중고차 주차장에 주차된 중고차./사진=연합뉴스 |
2019년에는 중고자동차 구매 후 성능·상태점검 사업자가 작성한 ‘성능·상태점검 기록부’와 실제 성능·상태의 차이로 구매자가 수리할 경우 성능·상태점검 사업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수리비를 보상하는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이 도입됐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책임보험 도입 이후에도 보증범위 명확화 등 다양한 제도개선이 있었으나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의 손해율은 높아지고 소비자 민원은 증가하고 있어 중고자동차 매매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책임보험 손해율은 상승 추세이며 손해율이 100% 이하인 성능·상태점검 사업자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손해율이 150% 이상인 사업자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고 손해율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성능·상태점검 기록부’와 실제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와의 차이가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소비자 민원도 2020년 177건에서 지난해 322건으로 증가했다.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특성, 책임보험의 상품 구조도 영향을 미치지만 성능점검 방법에 대한 기준 부재가 ‘성능·상태점검 기록부’와 실제 성능과의 차이를 확대시키는 원인으로 보인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료 할증률이 높아지지만 보험가입자인 성능·상태점검 사업자가 부담하는 자기부담금은 최대 10만원에 불과해 손해액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자동차검사와는 다르게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 관련 세부 기준이 없고 점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자동차 성능·상태점검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방법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별지 제82호)하고 있으나 세부 방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성능·상태점검자 기준 마련과 책임보험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기 자동차검사 수준에 부합하는 자동차 성능·상태점검의 세부 검사기준 마련과 검사 장면을 CCTV로 촬영하고 일정 기간 동안 보존하는 방안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보험계약자인 성능·상태점검 사업자가 부담하는 자기부담금은 각 보험사고 유형별로 최대 1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자기부담금 개선(정률제 도입)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