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트럼프의 승리가 자본 시장에 몰고 올 여파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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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 |
1일(현지 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몇 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3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65%로 지난 5월 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3.6bp나 뛴 4.4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2.5원에 최종 호가됐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보다 5.2원 상승한 1384.5원에 개장해, 오전 11시 24분 기준 전장보다 4.3원 오른 138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는 미국 대선 판세가 트럼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7일 열린 첫 대선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 노쇠한 모습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키웠다. 실제 해당 토론이후 다음 날부터 미 국채 금리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이날 미국 연방 대법원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면책여부 판단을 하급심으로 되돌려 보낸 점도 한몫을 했다. 이에 관련 재판이 11월 대선 전에 열릴 가능성이 낮아졌고, 트럼프 당선 가능성은 또다 높아졌다.
시장은 트럼프 재선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 분석에 나섰다.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관세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재발하고, 대규모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가중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채권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고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 인상 정책으로 수입품 가격이 뛰고, 이민 억제 정책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 인건비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평가다.
법인세·소득세 인하 정책 역시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를 밀어올릴 것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가 기업 투자, 가계 소비 여력을 늘려 경제 성장과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는 입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부 세수가 줄어들면서 이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11월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양당 전당대회 개최 등 미국 대선 영향권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노출되면서 수혜업종과 금리 등을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다만 대선 전까지 또 한 번의 TV 토론회가 남은 만큼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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