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 유력시된다. 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작년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12회 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된다. 한은은 향후 물가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목표 수준(2.0%)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2.4% 상승하며, 작년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 3.1%로 올라선 이후 4월 2.9%, 5월 2.7%, 6월 2.4%로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2%에 머물고 있으며,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2.8%로 작년 7월(2.0%)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왔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예상했던 것처럼 하향 추세를 보이며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해 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목표 물가 수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바라보고 있는 점,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은 금리를 조정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매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5723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 3415억원 불었다. 지난 2012년 7월(+6조 2000억원)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개월 만에 16조 1629억원(2.33%) 증가한 규모다. 시중은행은 올 초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는데, 이미 상반기에 목표 수준을 넘어선 셈이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올해 2월과 3월 각각 1조 9000억원, 4조 9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4월 4조 1000억원으로 늘며 반등하더니 5월에는 5조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은 주담대로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은 주택매매 증가세와 맞물려 4월 4조 5000억원에서 지난달 5조 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확인한 이후 국내 물가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 동결하며, 올 연말 기준금리를 5.1%로 전망했다. 시장에선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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