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9일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되, 의사결정은 금융통화위원들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향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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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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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금리를 조기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 중진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달 16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어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에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서민 경제의 가장 핵심이 금리 문제인 것을 직시해 이 문제에 당과 정부가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논의를 당이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적극적으로 만나면서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평가는 제 임기가 끝난 다음에 긍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이틀 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는 관계로 오늘 이 자리에서는 자세히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금통위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흐름과 성장·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하향 추세를 보이며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물가가 목표 수준(2.0%)에 수렴해 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2.4% 상승하며, 작년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 3.1%로 올라선 이후 4월 2.9%, 5월 2.7%, 6월 2.4%로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2%에 머물고 있으며,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2.8%로 작년 7월(2.0%)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왔다.
이 총재는 “물가는 통화정책 긴축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가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인 디플레이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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