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부합...데이터 처리 속도·전력 효율 높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시대 속 파운드리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첨단 패키징'을 앞세우는 한편 GAA(Gate-All-Around) 기술 성숙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AI 시대 흐름에 부합한 기술력이라는 판단에서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클린룸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공정을 3나노에 적용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2세대 3나노 양산에도 해당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TSMC도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비롯해 경쟁사에서도 GAA 공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시대 수요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와 같이 AI 성능이 진화할 수록 그에 따른 높은 전력량과 고속신호전송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GAA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크기와 소모 전력은 줄이면서 성능은 높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GAA 구조 트랜지스터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한다는 설명이다. GAA 공정은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려 2면으로 감싸는 기존 핀펫(FinFET)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다. TSMC는 현재 핀펫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생활에서 사용하는 디바이스 크기가 점점 작고 가벼워지는 추세에 따라 반도체의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소모 전력은 적어야하지만, 성능은 더욱 높아야 한다. 이러한 기술을 담은 반도체가 작아질 수록 초미세 공정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미세 공정을 진행하면 트랜지스터 크기도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이 작은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도 자연스럽게 요구된다. 

이러한 기술 성숙도를 종합적으로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설 투자와 R&D(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대비한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시설에 53억1139억 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48조3723억 원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신·증설 및 보완투자에 쓰였다. 또 연구개발비만으로 28조 3528억 원을 들였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도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4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GAA를 소개하면서 해당 기술의 성숙도에 주목한 바 있다. 최 사장은 "인터넷 출현을 연상시키는 생성형 AI 등장 이후 우리의 라이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AI 진화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고성능·저전력을 요구하는 차세대 반도체를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GAA구조 트랜지스터를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에 적극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화해 나가는 삼성전자에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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