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무신불립 신념으로 내부통제 강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올 상반기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은행권 횡령‧배임 등 내부통제 부실 책임과 관련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실추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경영'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고 나섰다./사진=각 사 제공.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진행된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지난달 발생한 우리은행 영업점 금융사고를 두고 "뼈아프다"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신념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윤리의식 내재화에 나서 달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달 경남 김해지점 소속 대리 A씨가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을 횡령한 사실을 파악하고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2년 전에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8회에 걸쳐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리스크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해 나가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관련 정책과 시스템을 정비해 어려운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14개 자회사 모두가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이름 아래 온 힘을 다해 분투해 나간다면 시장과 고객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으며 선도금융그룹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제가 항상 맨 앞에서 함께 뛰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지난 1일 열린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고객중심' 경영을 바탕한 디지털 혁신과 내부 시스템 강화를 주문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협업 과제로 △업권의 디지털 전략 및 트렌드 분석 △적정한 디지털 투자 방안 △AI의 전략적 활용 및 변화 대응 등을 제시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은 고객 중심 사고로부터 시작되고, 우리의 성과는 고객이 이롭고 사회에 정의로워야 한다"면서 "혁신 선도기업들의 모습에서 받은 자극으로 신한의 혁신 DNA를 다시 일깨우고, '고객 중심'을 통해 일류 신한으로 나아가자"고 주문했다.

특히 주요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 8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도 특히 고객 신뢰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거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직원들이 내부통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본업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결국 '고객에게 선택받는 은행'이 되기 위함이다"며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 정확하게 해결하고 남다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을 당부했다.

이달 19~20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 예정인 KB금융도 고객신뢰 회복를 위한 사회적 역할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 초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찾는 것이 KB의 시대적 소명"이라며 "모든 순간 고객과 연결돼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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