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성장세에도 적자 확대에 고민 깊어져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토종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던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가운데, 티빙·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출혈경쟁으로 적자행보를 보이고 있어 보다 수익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국내 OTT 플랫폼들이 넷플릭스의 MAU를 바싹 추격했다./사진=픽사베이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TT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반면, 토종 OTT 플랫폼은 성장세다. 티빙·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00만 명 이상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MAU는 1096만 명으로 전년 동기(1274만 명) 대비 1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OTT 플랫폼은 △티빙 519만 명에서 740만 명 △쿠팡플레이 487만 명에서 663만 명 △웨이브 395만 명에서 432만 명으로 성장했다.

신규 가입자도 지난 달 기준 쿠팡플레이 28만 명, 티빙 26만 명, 넷플릭스 16만 명을 기록했다. 토종 OTT 플랫폼이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를 상회한 것이다. 토종 OTT중에서는 웨이브만 10만 명을 기록해 넷플릭스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1인 평균 앱 이용시간은 넷플릭스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인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위상이 많이 꺾인 가운데, 토종 OTT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격차를 메우고 있다. 아울러 연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국내 시장 한정 넷플릭스를 뛰어 넘는 최대 토종 OTT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누적된 출혈경쟁으로 인한 적자는 OTT 사업자들의 고민거리다. OTT 플랫폼은 MAU 증가를 위해 콘텐츠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티빙은 지난해 대규모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한 결과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42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올해 초에는 KBO 독점 중계를 위해 13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비용효율화에 나선다고 해도 이용자 수 성장세가 꺾일 위험이 존재한다. 웨이브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를 축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며 지난해 적자 폭(2022년 1178억 원에서 791억 원)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비해 MAU 성장세는 둔화됐다.

일각에서는 OTT 사업자가 결단을 내리 시기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OTT 사업자가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이 모두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최우선 목표를 정해두고 경영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이 급성장하는 업황은 아닌 만큼 출혈 경쟁이 필수적이지 않은 상황이 됐다"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매출은 늘더라도 적자가 확대될 위험이 있는 만큼 OTT 사업자들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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