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매매가격지수 6개월 연속 하락세 마감 후 상승 전환
서울 9억 원 초과 거래량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1.2만건
분양시장도 '로또 청약' 흥행…이창용 "유심히 보고 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상반기 끝자락인 지난달을 기점으로 매매·분양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격 및 고가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이른바 ‘로또 청약’ 단지들이 연달아 흥행을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이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경고장을 날리며 견제에 나섰다.

   
▲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4%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 전환했다.

지역별로 살피면 수도권이 5월 0.02%에서 6월 0.19%, 서울이 0.14%에서 0.3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 2021년 11월(0.55%)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매매가는 전월 대비 각각 0.56%, 0.26%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매수문의가 증가하는 등 매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매매는 입주물량 영향을 받는 일부 지방비역 하락에도 불구하고 서울·수도권 위주로 상승거래 지속 발생하는 등 매수심리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국이 지난달 대비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가 저물고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매매시장이 서서히 꿈틀대는 모양새다. 특히 9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대거 증가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2만3328건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53.1%(1만2396건)가 9억 원 초과 거래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9억 원 초과 거래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7964건 대비 55.7% 증가하며 가격대별 거래 구간 중 가장 많이 늘었다. 6억 원 초과 9억 원 이하가 37%,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는 21.2% 증가했다.

6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서울 내 9억 원 초과 거래량은 2976건으로 전체 거래의 58.4%를 차지했다.

직방 관계자는 “새 아파트 선호와 고급 주거지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에 쏠림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거래량이 늘며 거래가격이 상승했고, 절대적인 서울 아파트 가격 수준이 높은 영향으로 저가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 또한 여러 단지들이 잇따라 ‘흥행 대박’을 터뜨리는 등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의 경우 총 18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1만6621명이 몰려 평균 6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까지 진행된 1순위 청약 중 최다 접수건수다.

앞서 지난 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또한 총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228.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주택시장 상승세에 정부는 재빠르게 ‘견제’에 나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 움직임에 대해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6, 7월 오르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저희는 시장이 조금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그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해서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며 “저희가 주택 가격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더라도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유입한다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중심 집값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또한 늘어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매매거래는 4개월 연속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2단계 정책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등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갈아타기 수요 증가, 고가주택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9억 원 초과를 넘어선 15억 원 초과 주택 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입지적 여건이 우수한 강남권역 또는 마포, 용산, 성동 등 선호 지역 및 단지 위주로 거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