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도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산정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조달자금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줄줄이 떨어졌다. 대출한도 규제 강화가 오는 9월로 미뤄진 상황에서 대출금리 마저 떨어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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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도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산정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조달자금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 이를 준거 기준으로 삼는 은행 대출금리도 줄줄이 떨어졌다./사진=김상문 기자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전날 발표한 6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3.52%로 전월 (3.56%)대비 0.04% 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계속 하락하다 지난 5월 6개월 만에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낮아졌다. 잔액 기준(3.73%)과 신잔액 기준(3.17%) 코픽스도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가 하락하면서 이를 준거 기준으로 삼는 주요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하락했다. 이날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0∼5.20%에서 3.76∼5.16%로 떨어졌고, 우리은행은 연 4.73∼5.93%에서 4.69∼5.89%로 조정됐다.
당국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은행권에 가산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등 가계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코픽스‧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최근 부동산 거래 회복과 함께 주담대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월(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영업일 나흘 만에 2조1835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에서 552조9913억원으로 8387억원 늘었다.
당초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2달 뒤로 미뤄진 상황에서 대출금리 마저 떨어지면서 대출수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다 정부가 저리의 주택 관련 정책대출의 공급을 늘리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저출산 종합 대책’을 발표하며 신생아 특례대출의 부부 합산 연 소득 기준을 2억 5000만원으로 높여 수혜 대상을 확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과 5월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6조 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에서 늘어난 전체 주담대 10조 2000억원의 64.7%에 해당한다.
가계부채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지난 15일부터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선 상태다. 다음 달 까지 증가속도가 빠른 은행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DSR 규제 준수 여부와 연행들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경영목표(증가율 연 2~3%) 등 관리체계를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이달 초 국내 17개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진행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최근 성급한 금리하락 기대와 일부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은행 영업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각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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