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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현우 정치사회부 기자 |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여야 각 당의 전당대회 시즌이 한창 진행되면서 선명성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자들끼리의 폭행 사태까지 일어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누가누가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후보와 친한지 자랑 경쟁을 하는 와중 이른바 '비명(비이재명)' 인사들에 대해서는 조롱까지 하고 있다.
우리 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여야 지도부가 교체되는 시즌을 맞아 고스란히 나오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의 지지자들끼리 서로 몸싸움을 벌였다.
원 후보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참석자가 소란을 피우면서 한 후보 지지자를 향해 의자를 집어던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맞서 한 후보 지지자들도 연설 도중 원 후보 지지자로 추정되는 일부 당원들이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소리치자 폭행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캠프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면 수사 당국에 의뢰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한 후보의 연설을 방해하기 위해 사전에 방해 공작을 기획했다는 또 다른 유튜버 본인의 자백은 신성한 전당대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 후보 캠프 공보단은 같은 날 "한 후보와 동행해 온 것으로 보이는 자는 상대 후보 지지자를 집단 폭행했다"며 "나아가 한 후보 측은 원 후보 측의 책임인 양 허위 사실까지 무차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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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2024.7.1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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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양측에 '합동연설회시 선거운동 방법 준수 및 공정 경선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며 전당대회에 끝난 이후에도 계파간 갈등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경선을 통해 13명이었던 최고위원 후보가 8명(전현희·한준호·강선우·정봉주·김민석·민형배·김병주·이언주, 이상 기호순)으로 추려졌다. 이들은 지난 14일 진행된 예비 경선 전 연설회를 통해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 후보를 구해내겠다며 친명(친이재명) 색채를 진하게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민형배 후보는 이 전 대표가 검찰의 잇단 기소를 두고 '인질극'이라고 표현한 것을 인용하며 "이 인질극을 빨리 끝장 내는 것이 민주당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은 이미 변방장수가 아나"라고 강조했고 강섢우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굴곡진 삶을 기준으로 대동세상을 만들고 이 전 대표의 기본사회 구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 지지자들의 상대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친명계 지지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는 이 후보와 경쟁하는 김두관 후보를 향해 '부끄럽다', '제발 나와라 짓밟아줄게', '지난번 우원식 사태처럼 (뒤)통수 안 맞도록 조심해야 한다' 등의 조롱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부 갈등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당간 첨예한 갈등이 조정될 길은 요원해 보인다. 여야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방송3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격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지난 5일 열릴 예정이었던 22대 국회 개원식도 언제 열릴 수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디어펜과의 인터뷰를 한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등 수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우리 정치를 두고 "총만 안 든 내전 상태"라고 규정한다. 미국에서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은 극심한 미국 내 정치권 분열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정녕 우리 정치권 및 지지자들은 미국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을 두고 배운 것이 없는 것인가. 우리도 심리적 내전 상태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포용할 줄 아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후대에 당당해질 수 있지 않을까.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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