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EV3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해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기아는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3에 △아이 페달 3.0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THIN HVAC(공조 시스템) 등 만족스러운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기아는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이팩토리에서 '더 기아 EV3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전기차 사용 경험을 향상시키는 앞선 전동화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E-GMP 기반의 전용 콤팩트 SUV 전기차인 EV3의 상품성과 기아의 우수한 전동화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기아는 이번 행사에서 △아이 페달 3.0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THIN HVAC(공조 시스템)·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EV3에 적용된 다양한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아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EV3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아이 페달 3.0'이 적용됐다. 

아이 페달 3.0은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 정차가 가능한 아이 페달(i-Pedal)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시킬 수 있다. 아이 페달은 전기차의 회생 제동을 이용해서 가속 페달만으로 가·감속 및 정차까지 가능한 원 페달 주행모드를 말한다.

EV3는 5단계에서 4단계로 회생제동 단계 수를 축소하고, 감속도를 조절했다. 아이 페달 3.0은 0단계에서 3단계까지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스티어링 휠 좌측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설정할 수 있고, 설정한 회생제동 단계별 감속도를 기반으로 차량을 정차시킬 수 있다.

아이 페달 2.0은 회생제동 레벨 4에서만 아이 페달이 작동했던 것과 달리 아이 페달 3.0은 운전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감속도로 아이 페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우하영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아이 페달의 감속감이 너무 커서 전기차를 처음 운행하는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이 페달 3.0은 메모리 기능이 추가돼 전원을 껐다가 시동을 켰을 때 이전에 설정한 아이 페달 단계가 유지된다. 

또 후진 시에도 아이 페달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후진 시 아이 페달 기능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차량 설정에서 켜고 끌 수 있다. 기능을 끄면 후진 시 아이 페달은 비활성화돼 기존과 동일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활용해 정차 및 변속이 가능하며, 전진으로 변속 후 시속 20km 이상으로 가속 시 다시 아이 페달 기능이 활성화된다.

EV3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 적용됐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기능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 제동 단계를 자동으로 조절해 차간 거리를 조절하고,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활용해 자동으로 차량의 속도를 적정 속도로 낮춰준다.

스티어링 휠 우측의 패들쉬프트를 약 1초간 길게 누르면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사용자가 설정한 감속 강도에 따라 회생제동만을 활용해 자동으로 감속한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SRS) 3.0은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해 △과속 카메라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상황에서 자동으로 감속한다.

또 시속 9km 이하에서는 자동 감속이 되지 않던 기존과 달리 정차 상황까지 자동 감속이 가능해 운전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를 줄였다.

심규빈 차량구동제어개발 1팀 연구원은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하는 모드이고,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운전자가 주행하지 않는 반자율주행모드다. 둘 모두 차간거리 제어를 위한 감속을 수행하지만 스마트 회생 시스템에서는 사용자가 설정하는 목표 속도는 없다"면서 "따라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처럼 선행 차량이 없거나 멀리 있는 경우에 목표 속도 도달을 위해 감속을 하거나 가속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자율주행시스템은 아니므로 가속은 운전자가 해야 한다"면서 "이 기능을 사용할 때 아마 운전자는 자율주행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직접 운전을 하는데 '운전이 좀 편하네'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발아도 스마트회생이 유지되지만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스마트크루즈 기능이 해제된다. 

심 연구원은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다양한 상황에서 자동 감속이 이뤄져 운전이 훨씬 편리해지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기능이 꺼지지 않기 때문에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다. 모든 자동 감속은 회생제동만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많은 도심 주행에서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사용하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EV3에 새로운 전기차 전원 제어를 적용해 유틸리티 모드 , V2L 등 전기차 특화 기능의 사용성을 개선했다.

기존 'OFF-ACC-IGN-READY(시동이 걸린 상태)'의 4단계로 이루어졌던 전기차 전원 제어 구성을 'OFF-POWER ON-READY'의 3단계로 단순화하고, 고전압 배터리를 READY 상태뿐만 아니라 POWER ON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시동 버튼을 1회 누르면 전기는 사용 가능하고 주행은 불가능한 POWER ON 상태로 진입할 수 있으며,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냉·난방 공조, 실내 V2L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만 유틸리티 모드 사용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POWER ON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퀵 컨트롤 메뉴에 유틸리티 모드를 추가하는 등 모드 진입 시 편의성을 개선했다. 배터리 충전 또는 실외 V2L 사용 시에도 유틸리티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오홍민 전자전력제어개발팀 책임은 "시동버튼 1회 조작으로 모든 전장품을 사용할 수 있게 변경됐고, 이제는 고전압 배터리 충전 및 실외 V2L 사용 중에도 유틸리티 모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V3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가 적용됐다.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는 기존에 표시되던 과거 주행 전비를 기반으로 계산된 주행 가능 거리 외에도 운전 스타일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최대·최소 주행 가능 거리를 추가로 클러스터에 표시해 주는 기능이다.

김용찬 기차성능시험팀 PL은 "당사는 순간 연비와 평균 연비를 제공해 연비운전을 유도하고 있으나 주행거리로 얼마나 증감이 되는지는 수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주행거리 이득 혹은 감소량으로 연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EV3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전비에 도움이 되는 운전을 할 경우 최대 주행가능 거리 쪽으로 초록색 게이지가 채워지며 주행 가능 거리 이득량이 표시되고, 비연비 운전의 경우 최소 주행 가능 거리 방향으로 주황색 게이지가 채워지며 주행 가능 거리 악화량이 표시되는 등 운전자의 전비 운전 수준을 실시간으로 클러스터에 나타내준다.

김 PL은 "게이지의 색깔과 게이지 양으로 연비 운전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 전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V3에는 동급 최대 수준의 81.4kWh 4세대 배터리가 탑재돼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01km(롱레인지 모델, 17인치 기준)다.

EV3 배터리의 경우 셀-모듈-팩의 구조로 구성돼 있는데 여러 배터리셀들이 모여 하나의 모듈을 이루고, 또 여러 배터리 모듈이 모여 하나의 배터리팩을 구성하고 있다. EV3에 탑재된 4세대 배터리는 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동일한 400V 시스템이 탑재된 니로 EV 대비 약 22%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다.

또 배터리 팩 내부를 구성하는 여러 전장품을 2단으로 탑재해 추가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에 배터리 셀을 추가해 니로 EV 대비 25% 더 많은 셀을 탑재했다.

기아는 급속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충전 중 배터리 온도를 낮추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EV3는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31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강석원 배터리전략팀 연구원은 "EV3에서는 배터리 셀 단위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충전 중 상승하는 배터리 온도를 냉각하기 위해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했고, 그 결과 니로 EV 대비 항속형 기준 급속 충전 시간을 약 12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