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元·尹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이 당 입장”
韓 “대안 제기로 판 바뀌어 제3자 특검 효용 발휘”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6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 차이로 맞붙었다.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이날 한동훈 후보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제안한 것에 협공을 펼쳤다. 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이 대여 공세에 나설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의 연장선이다.

이에 한 후보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은 거야의 입법 독주에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정책 질의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앞서 경쟁 후보들의 공세에 맞대응하자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책임이 제기돼 ‘최소한의 대응’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채널A 주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3차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토론에서 주로 1강인 한 후보 견제에 집중했다. 

   
▲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월 10일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원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는 프레임 공세를 지속했다. 그는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로 법무부장관에 이어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될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한 후보는) 항아리에서 곶감만 빼먹는 모습인 것 같아 여러 가지 감회가 들게 한다”며 “정치 이전에 신의와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후보가 민주당이 강행하는 채상병특검법에 ‘제3자 추천 특검법’으로 맞받은 것을 지적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특검의 목적이 진상 규명이 아닌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절차에 불가한 만큼, 한 후보의 제안이 민주당 발 탄핵 열차가 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 후보는 “민주당의 안이건 제3자 안이건 특검은 시작하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로 갈 수 있어 출발부터 막아야 한다”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한동훈 특검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한 후보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한 후보가 ‘한동훈 특검’에는 반대하는 반면, 채상병특검법에는 수용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것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다. 

이어 나 후보와 윤 후보도 채상병특검법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한 후보가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철회할 것을 압박했다.

나 후보는 “채상병특검법은 민주당의 정략적 특검으로 공수처 수사 후 수사가 부족할 경우 우리가 특검을 요청하겠다는 것이 당론이자 대통령실의 입장”이라며 “지금의 시간은 우리가 대안을 제시할 때가 아니다. 그래서 저는 한 후보의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도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저도)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자청하겠다는 당론적 입장”이라며 한 후보의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은) 민심을 감안해서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보훈과 안보 이슈에 소극적이고 도망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안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한동훈 특검은 민주당의 억지 주장에 원 후보가 올라타는 것으로 원 후보의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이라는) 대안을 제기해서 판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정부여당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비판에서, 민주당이 제기하는 무지막지한 특검과 공정한 특검의 찬반 구도로 바뀌었기에 제가 드린 말씀은 효용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특검법 공세에 ‘정책질의’라는 정공법으로 맞섰다. 진흙탕 공방으로 ‘자해’ 수준의 전당대회라는 비판이 지속되자 네거티브가 아닌 비전을 강조하며 경쟁 후보와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한 후보는 나 후보와 원 후보가 과거 발의했던 법안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격했다. 그는 먼저 나 후보에게 과거 '비동의간음죄'를 발의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 후보가 발의한 법안이 피고소인에게 입증의 책임을 부과하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 후보는 “발의할 당시에는 위력에 의해 (성범죄가) 발생하는 상황이 있어 발의를 했지만, 또 다른 피해자를 양상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입장을 유지하는 게 맞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원 후보에게는 국회의원 시절 발의해 통과시킨 재외국민 투표권과 관련한 법안을 언급하며 “현재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거의 중국인이다. 어떤 경로로 이런 법을 발의했나?”라고 추궁했다. 중국인은 국내에서 투표권을 가지는 반면, 한국인은 중국에서 투표권을 가질 수 없어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부실한 법안이 통과됐다고 꼬집은 것이다. 

원 후보는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것으로 의원 10명이 채워야 법안을 발의할 수 있어 품앗이 처럼 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재일교포를 의식해 만든 법인데 이후 중국인들의 지방자치 참여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지적하신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상호주의 문제는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한 후보의 지적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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