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대통령 배우자 소환조사, 헌정사 최초…4년만에 마무리 수순
김여사측 "명품백 곧 제출"…검찰총장, 중앙지검과 갈등 수면 위로
검찰, 조만간 두 사건 결론…'무혐의 처분'·'야당발 특검법' 가능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여파가 만만치 않다. 일종의 '검찰총장 패싱'을 놓고 여러 해석이 오가고 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대통령실 간의 사전교감 가능성,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의 가능성까지 점쳐질 정도다.

사전에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한 이원석 총장은 22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 조사 사실을 사전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총장은 "진상을 파악하고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2년 2개월이나 검찰총장 역할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무슨 미련이 남아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올해 9월 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 총장은 이날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것이 부족하다면 그때 제 거취에 대해 판단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대검찰청은 전날 "김 여사 조사 과정에 대해 검찰총장 및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검찰총장이 이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뒤늦게 보고받은 이 총장은 크게 화를 내며, 주변에 거취 언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워싱턴DC에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의실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북한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인권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7.12 /사진=대통령실 제공


겉보기로는 서울중앙지검이 비공개 조사를 한 것이 뚜렷하게 잘못된 건 아니다.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를 하면, 담당 검사가 검찰청법을 위반하게 된다.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소환 시기, 장소, 조사 방식에 관여하면 안 된다.

실제로 이 중앙지검장은 이날 이 총장에게 보고하면서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한 상태다.

현재 대통령실 안팎으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이 지검장 간의 사전교감 가능성,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되어 김 여사의 비공개 소환 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강경하다. 민주당은 검찰의 이번 김 여사 비공개 조사를 계기로 주가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특검법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수사 중인 사안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말을 아끼는 가운데,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조사가 특혜'라는 주장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 부인이 검찰에 소환돼 대면 조사를 받은 것은 전례가 없다"며 "특혜라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선을 그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의 경우, 검찰은 아직 가방 실물을 제출받지 못했지만 조만간 임의제출을 통해 가방 보관 상태 등을 확인한 후 사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관련 항소심 재판이 오는 9월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법원 판단 전에 검찰이 김 여사를 직접 대면 조사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결론을 항소심 선고 전에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이 두 사건에 대하여 무혐의 처분을 내리더라도 민주당은 '성역 없는 수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재차 '김 여사 특검법'을 띄울 전망이다. '끝나지 않는 게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