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00억 회사채 수요예측서 770억 주문 접수
롯데케미칼 없이 '홀로서기'…투심 악화 속 '선방'
주택사업 성과·유동성 리스크 해소…"완판 가능"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회사채 시장에서 ‘최대주주’ 롯데케미칼 보증 없이 홀로서기에 나선 롯데건설이 수요예측에서 선방했다. 일부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지만 추가 청약을 통한 ‘완판(완전 판매)’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롯데건설 사옥 전경./사진=롯데건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9일 진행한 총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70억 원 매수 주문을 접수받아 절반가량을 채웠다.

구체적으로는 1년6개월물 1200억 원에 570억 원, 2년물 300억 원에 200억 원 수요가 모였다.

롯데건설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발행금리를 1년6개월물 연 5.60%, 2년물 연 5.80%로 확정했다.

롯데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최대주주 롯데케미칼 보증 없이 나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롯데건설의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상황 속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된 신용등급 평가에서 기존과 같은 ‘A+(부정적)’를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평가 논거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분양실적과 이전 대비 강화한 유동성 대응력을 언급했다. 롯데그룹의 직간접적 지원가능성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미매각 물량이 남아있으나 업계에서는 추가 청약을 통해 소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미매각된 물량을 대상으로 추가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완판이 가능한 근거로는 우선 본업인 주택시장에서 성과가 거론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총 1만1642가구를 공급해 업계 1위에 올랐다. 하반기에도 의정부 나리벡, 울산 학산동, 해운대 센텀 등 분양을 통해 올해 총 2만3000가구가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신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주택사업 전반에 걸쳐 우수한 분양성과를 보이는 가운데 회사는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수한 채산성을 바탕으로 최근 5개년 평균 6.5% 내외 영업이익률을 시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유동성 리스크 또한 상당 부분 해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건설이 연대보증 및 자금보충을 제공한 PF 대출금액은 총 4조8945억 원이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1조4190억 원이다.

롯데건설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금액 1조4190억 원 중 약 5000억 원은 본PF를 통한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 약 6000억 원은 분양수입(보증금, 중도금, 잔금) 및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상환할 예정이다.

잔여 만기 도래 금액 약 3000억 원에 대해서는 사업장별 차환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지난 3월 시중은행과 증권사, 롯데그룹 계열사와 조성한 2조3000억 원 규모 펀드 등을 활용해 우발채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회사채 미매각에도 추가 청약을 통해 완판에 성공한 GS건설 사례도 롯데건설로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GS건설은 지난 5월 진행한 총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는 데 실패했으나 리테일 수요를 공략해 잔여 물량을 소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절반 이상 모집에 성공한 점은 최근 건설채에 대한 투심 악화를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GS건설과 마찬가지로 리테일 수요를 사로잡을 경우 추가 청약을 통한 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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