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91.70%라는 합산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두관, 김지수 후보 등 경쟁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90% 이상의 득표를 획득하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 속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사실상 이 후보의 '대권 굳히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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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자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투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7.25./사진=연합뉴스 |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지역에서 진행된 민주당 8·18 전당대회 순회 권리당원 경선에서 91.70%의 누적 득표율을 확보했다.
2위 김두관 후보의 7.19%, 3위 김지수 후보의 1.11%에 비해서는 크게 앞서고 있는 수치다.
이 같은 득표율은 이 후보가 경쟁 후보들의 공격에도 여유롭게 대처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 후보는 전날 밤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당대표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호위무사를 자처하니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기분이) 좋았나"라는 김 후보의 질문에 "김두관 후보가 보기에는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많은 지지를 받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문제 등 여야 간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의제에 대해서는 당 내부 목소리보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생각을 묻는 김두관 후보의 질문에 "탄핵 문제는 사실 당이 결정할 일은 못 될 것 같고 결국 국민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세 시행 유예 등 이른바 '우클릭' 행보에 재차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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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월 10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발표를 마치고 지지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4.7.10./사진=미디어펜 |
다만 친명계 내부에서도 당원 경선에서 90% 넘게 나온 이 후보의 득표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성호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이 후보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김두관 후보의 전략 부재가 이 후보가 독주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당원들은 당의 비전을 듣고 싶어하고 (후보들은)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김두관 후보는 계속 '이 경쟁은 불공정하다'며 불평·불만만 제기하고 있어 10%도 얻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가 이 후보 독주로 굳어지는 와중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전당대회의 주목도가 높았던 국민의힘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발표되기도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6%로 나타났고 민주당은 25%를 기록했다.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가 11%까지 벌어진 것이다. (조사방식 : 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 전화면접조사 100%, 표본오차 :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 16.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NBS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이제 민주당 전당대회의 최대 관건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후보가 남은 기간 당심과 민심 간 괴리를 얼마나 좁히는 것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의 생각은 새 지도부가 더욱 강하게 윤 대통령, 여당과 싸워달란 것인데 이 부분이 최근 경선 결과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당심과 민심 간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이 후보의 '콘텐츠 능력'과 '수권 능력'이 얼마만큼 다른 국민에게도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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