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 권리당원 경선이 지난 28일 충북 지역 경선을 마무리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조는 더욱 강화됐지만 이를 둘러싼 내부 분열은 더욱 가속하는 모습이다. 당내 극심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차기 지도부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10개 지역(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에서 치러진 권리당원 경선 누적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8만2992표(90.41%)를 기록하며 굳건한 1위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김두관 후보가 7673표(8.36%), 김지수 후보가 1133표(1.23%)를 기록하며 각각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후보가 2위인 김두관 후보보다 약 11배 이상의 표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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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28일 오전 충북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7.28. /사진=연합뉴스 |
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연설 내용만 놓고 보면 세 후보 간 정책 승부가 가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각 당대표 후보 연설의 기조를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김두관 후보는 '민생경제를 위한 대연정', 유일한 청년 후보인 김지수 후보는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내걸고 있다.
이중 김두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직접 '민생경제대연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연정내각 구성을 위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하 경제부처를 전면 개각하고, 정책 기조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중립적 ‘연정내각’의 인물을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8일 충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로 불리는 '지능형 송배전망'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이 후보는 "엄청나게 무한한 바람과 햇빛을 전기로 바꿔서 저기 산꼭대기에서도 팔 수 있다면 왜 (지방 인구가) 서울로 가겠는가"라며 "지금이 바로 에너지 고속도로에 투자해서 재생에너지를 전국 어디서나 생산해서 팔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그게 바로 정치가 할 일이고 그게 바로 정부가 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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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 대연정 제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29.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상대 후보들을 앞서면서 당내 갈등 또한 격화하고 있다. 특히 공개 연설에서 '개딸(친이재명계 강성 당원)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표현을 쓴 김두관 후보와 '친이재명계'(친명) 최고위원 후보들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7일 부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우리는 사악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고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염원으로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당을 점령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발언 이후 일부 당원들은 김 후보를 향해 '사과하라'는 고성을 내질렀고 이는 지난 28일 이어진 충남, 충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도 이어졌다.
급기야 이 후보가 "민주당 안에 약간의 갈등이 있어 보인다. 정당이란 기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모인 것"이라며 "총구는 밖을 향하자"고 지지자들을 향해 호소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과 민주당의 오랜 고관여층, 대의원들하고 통화를 해보면 (현 상황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많이 한다"며 "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또다시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든 후보가 친명계인 각 최고위원 후보는 일제히 김 후보를 향한 비판 공세에 나섰다.
강선우 최고위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이 쓰는 단어로 우리끼리 서로를 폄훼하거나 공격하지 말자"며 "전당대회의 주인공은 후보가 아니라 당원"이라고 적었다.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조직에 묻어서 상승세인 후보'라며 근거 없는 비난하거나 '세력 간의 권력투쟁'이라며 당원들의 민주적인 선택을 비난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