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차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고,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가솔린차 판매량을 앞지르는 등 하이브리드차 판매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고, 생산을 늘려 적극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차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2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신차로 등록된 전체 자동차는 81만9742대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상용차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2.9%(18만7903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차(40만1164대·48.9%)에 이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반기 기준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뛰어난 연비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고속 주행 시에는 가솔린, 저속주행 시에는 전기를 사용해 가솔린차보다 연료 효율이 높다. 또 충전의 번거로움이 없고, 친환경성 및 정부 혜택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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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사진=토요타 제공 |
하이브리드차는 완전 전동화를 앞두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충전 시간, 주행 거리 등 단점이 완벽하게 보완되지 않은 전기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말 출시될 팰리세이드 상품성 개선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전망이다.
기아는 2026년 8개, 2028년 9개 차종으로 늘려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도 시기가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더 뜨겁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신규 등록된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5만9522대로 집계됐다. 가솔린 차량(3만1987대) 판매량 대비 86.1% 많은 규모다.
수입차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전체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로 재편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포드는 전기차 생산을 늦추고 하이브리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캐즘이 3~4년 정도 갈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면서 "전기차가 주도권을 갖기 전까지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가 주도권을 갖는다고 해도 당분간은 하이브리드차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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