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출산·고령화, 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요양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 노인 주거복지시설 설립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보험업계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31일 보험업계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 노인 주거복지시설 설립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
|
|
▲ 사진=연합뉴스 |
먼저 민간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실버타운 설립 시 토지 건물 소유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개선한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시설 사업자가 30인 이상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나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
이에 도심권 토지 매입 가격 및 건축비용 부담이 커 자본력을 갖춘 보험사도 직접 소유를 앞세워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소유권 또는 사용권 확보’로 개정해 토지와 건물을 소유할 필요없이 임차한 경우에도 실버타운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 수명연장에 따른 후기고령자 증가 등으로 잠재적 요양서비스 대상자가 늘고 있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인구 편입, 코로나19 이후 다인실 요양시설 기피 등으로 양질의 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상반기 건강보험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요양급여비용은 23조6764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19.50% 증가했다. 전체 요양급여비용에서 65세 이상 노인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40.1%에서 2023년 상반기 43%로 상승했다.
이에 보험사들도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를 출범하고 보호센터 등을 운영하며 요양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보험업계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에 KB손해보험이 설립, ‘도심형 프리미엄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빌리지(노인요양시설)와 케어센터(주·야간보호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헬스케어 자회사였던 신한큐브온의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새롭게 변경하고 시니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케어는 내년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으며 하남 미사 1호점은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요양시설로 건립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기획실 산하에 시니어리빙 사업 TF를 출범해 신규 요양시설 설립과 시니어 관련 보험상품, 건강관리 서비스 등 사업성을 다방면으로 살피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요양사업 TF를 운영했으며 지난 5월 일본 요양회사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시니어사업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시설 운영 시 토지·건물을 소유하도록 한 규제가 개선되면서 보험사 등 민간의 초기 투자 부담이 완화돼 보험사에서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