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석유·화학·배터리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으로 올리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주요 사업에서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나면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효과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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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석유·화학 등 영업이익 감소…배터리는 적자폭 확대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8조7991억 원, 영업손실 4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이어졌다.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6247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석유 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 14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4112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75.6% 급감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손성철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4월 초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OPEC플러스 감산 조치 발표 등으로 6월 배럴당 78달러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시장 부진 영향으로 정제마진도 약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화학 사업은 영업이익 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20.2% 줄었다. 2분기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윤활유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1524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수요 약세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로도 30.9% 줄었다.
배터리 사업의 적자폭은 더 확대됐다. 배터리 사업은 2분기 영업손실 46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1315억 원에서 적자규모가 커졌다.
김경훈 SK온 CFO는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2분기 중 헝가리 이반차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초기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시너지 효과도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 사업에서는 감산 효과로 인해 국제유가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석유 수요 성수기 진입에 따른 견조한 정제마진이 예상된다.
손성철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3분기 이동 수요가 도래하고, 중국과 유럽에서 산업 수요가 회복하면서 수요 회복 예상된다”며 “탄력적으로 가동률을 조정하고, 경제성 우위 원유 도입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화학 사업에서도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에 따른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 윤활유 사업은 금리 인하에 따른 거시경제 회복으로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은 하반기 신차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훈 SK온 CFO는 “하반기에는 고객사의 배터리 재고 확충 수요와 신차 라인업 확대, 금리 인하 및 메탈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성 개선 노력을 통해 하반기 중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시너지도 하반기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합병 효과는 기존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곧바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양사가 영위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사업은 연관성이 높고, 각상의 핵심 역량 또한 상호보완적”이라며 “자산과 역량을 통합함으로써 경쟁력과 수익성을 보다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석유사업과 LNG사업에서 5000억 원 수준의 즉각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탐사·개발과 트레이딩 역량 및 인프라를 결합해 수익성 증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1000억 원, SK이노베이션의 LNG 수요와 SK E&S의 구매 경쟁력을 결합해 4000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화 사업에서 1조7000억 원 이상의 효과를 낼 전망이다. 김 재부본부장은 “양상의 역량 결집을 통해 고객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해 1조7000억 원의 추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너지를 통해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0조 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재무본부장은 “합병을 통해 전반적으로 약화된 재무구조를 강화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현금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다가올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하겠다”라며 “재무적인 체력 보완과 더불어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지속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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