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역대급 폭우에 이어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손해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여름철 폭염·장마·태풍 등 계절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올해는 때이른 무더위에 평년 대비 강수량이 많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자동차보험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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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대형 손보4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올 6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평균 79.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올 1분기 평균 손해율 79.4%와 비교해도 더 악화된 수치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이 80.7%로 80%를 넘어서며 가장 높았다. 이어 KB손해보험(79.4%), 삼성화재(79.2%), DB손해보험(78.7%)의 손해율도 80%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도 각각 82.1%, 81.8%로 80%를 넘겼다.
이는 자동차보험 흑자가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단행한 부분이 누적 반영된 영향이다. 올해 개인용 자동차 기준 대형사 평균 보험료는 2.6%, 중소형사와 비대면사는 1.3% 인하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사고 등의 발생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손보사들은 통상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말아야 한다.
올해 장마 기간에는 당초 예상대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려 차량 침수 피해가 많은데다 폭염으로 인한 자동차 이용량과 사고가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손해율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6일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 12개사에 접수된 집중호우 차량 피해건수는 3582건, 추정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이다. 지난해 6월에서 8월까지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 등으로 발생한 차량 피해 2395건과 추정손해액 17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최근 3년간 유지됐던 자동차보험 흑자 기조가 올해 들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한 2021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흑자 기조를 지속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코로나 특수로 이동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려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흑자를 내왔으나 그간 누적된 적자 규모가 큰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계절적 요인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적자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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