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신규 영업을 축소하고 있으나 소액신용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저신용자들이 생활비 등을 융통하기 위해 주로 이용해 연체율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
|
|
▲ 사진=미디어펜 |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총 1조1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17억원)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OK저축은행이 364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BI저축은행 2182억원, 신한저축은행 891억원, 다올저축은행 806억원, KB저축은행 625억원, 웰컴저축은행 502억원 순이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집계가 시작된 2008년 2분기 374억원으로 시작해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6년 1분기 1조144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16년 2분기부터 감소세가 시작돼 2018년 상반기 8186억원에서 이듬해 7506억원으로 떨어졌으나 2020년 상반기 9079억원으로 9000억원대를 돌파한 뒤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저축은행들이 최근 대출을 줄이고 있는 추세와 상반된다. 저축은행 업권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늘자 역마진을 우려해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잔액은 99조9515억원으로 지난해 1월(115조6003억원)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저축은행 여신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21년 11월(98조1324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주 이용고객이 소상공인, 저소득계층,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가 대부분으로 금융취약계층의 긴급자금 창구로 여겨진다. 여기에 금리가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만큼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소액신용대출이 전체 저축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로 낮다.
실제로 소액신용대출인 SBI저축은행의 ‘스피드대출’, OK저축은행의 ‘비상금OK’, KB저축은행의 ‘KIWI비상금대출’ 등의 최고금리는 모두 19.9%다.
이에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은 10.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대출 평균 연체율이 8.8%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다른 대출보다 심사가 타이트하지 않아 높은 금리에도 서민들의 긴급자금대출로 쓰이고 있다”며 “취약차주의 이용이 많은 만큼 건전성 지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