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2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야권은 탄핵소추안 처리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현장검증과 국정조사를 통해 대여 공세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찬성 186표, 반대 1표, 무효 1표로 이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이 방통위원장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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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4.8.2./사진=연합뉴스 |
이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9일 이른바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 계획서를 의결했다.
해당 청문회에서는 이 방통위원장이 김태규 부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31일 KBS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MBC 대주주)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야권 의원들은 이 방통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을 비롯해 오는 12일 임기가 종료되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새로 선임된 서기석·권순범·정재권 KBS 이사 등 청문회 증인 28명과 참고인 3명을 채택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오는 6일에는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이 방통위원장 개인에 대한 증인 채택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과방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방통위 파행운영 및 방통위원장 의혹 검증을 위한 현안질의’를 가졌다.
사실상 이 방통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시즌2’라는 별칭까지 붙은 이날 현안질의였지만 이 방통위원장 본인은 입원 등의 사유를 들며 불출석 사유서를 낸 후 이날 현안질의에 불출석했다.
김 부위원장 역시 과방위에서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출석하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했지만 이날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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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사전에 마련된 이 위원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2024.8.2./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민주당은 현재 방문진 이사진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12일 전까지 방송장악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장악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2특검(특별검사) 4국조(국정조사)’의 한 축이기도 하다.
여권은 이날 본회의 중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야권의 탄핵소추안 의결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과방위 여당 측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벌써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탄핵안 처리는) 두 달 동안 8건”이라며 “그것도 벌써 네 번이나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헌법은 탄핵 소추의 범위를 현재 직무집행에 한정하고 있다”며 “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의 이력을 탄핵 소추의 사유로 들고 있어 어느 하나 정당한 탄핵 소추의 사유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8명 전원의 공동발의로 최민희 과방위원장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한 해당 제명안에서 이들은 사유로 ‘최 과방위원장이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 이 방통위원장을 향해 막말을 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했다’고 명시했다.
앞서 최 과방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이 MBC를 ‘민주당의 홍위병’, 방통위원장 청문회를 ‘인민재판’이라고 표현하자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는가”라고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 과방위원장은 지난달 26일에는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이 방통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방통위원장을 향해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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