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난기류 발생 6246건…전년비 79.8%
대한항공, 착륙 40분 전 모든 객실 서비스 종료
아시아나항공, 난기류가 발생시 기장이 직접 안내방송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여파로 최근 난기류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대응훈련을 강화하고,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등 기내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전년 동기(3473건) 대비 79.8% 증가한 6246건이다. 

최근 난기류 사고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우루과이를 향하던 스페인 여객기도 난기류를 만나 비상착륙을 했고 30명이 부상을 입었고, 지난달 중순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비행 중 난기류에 휘말리면서 탑승자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는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9년 1분기 대비 2024년에 난기류 발생 수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는 시점에 고도 간 큰 온도 차이로 인한 상승기류 발생이 빈번해지는 실정이다. 

   
▲ 기내 좌석벨트를 착용하는 모습./사진=대한항공 제공


난기류란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한 현상으로 바람의 불규칙한 변화, 상승기류와 하강기류 같은 수질류가 난기류의 원인이다. 난기류 강도에 따라 라이트(light)에서 머더레이트(moderate), 시비어(severe)로 구분하며, 익스트림(extreme)까지 4단계로 구분 짓기도 한다.

점점 뚜렷해지는 기후 온난화가 난기류의 발생 빈도와 위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향후 난기류 발생 빈도가 더욱 잦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레딩대 대기학과 소속의 폴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022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간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난기류 사고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난기류 증가 추세에 대비해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부터 중·장거리 전 노선을 대상으로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최대 20분 앞당겼다. 기존에는 항공기가 하강을 시작하는 시점에도 본격적인 착륙 준비 전까지 객실 서비스를 실시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착륙 40분 전까지 모든 객실 서비스를 마무리한다.

대한항공은 또 오는 15일부터는 장거리 노선에서 제공했던 일반석 라면 서비스를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라면 서비스 대신 콘덕, 피자, 핫포켓 등 새로운 기내 간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라면 서비스의 경우 뜨거운 물 때문에 화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반석의 경우 승무원이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을 한꺼번에 여러 개를 옮겨야 하고, 승객들이 밀집돼 있어 화상의 위험이 컸다"며 "난기류로 인한 기내 화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안전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날개와 엔진을 고정하는 파일런 정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난기류가 발생하면 기장이 직접 안내방송을 실시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기존에는 기장이 '캐빈 매니저(객실 사무장)'에게 기상 상황을 전달하고, 캐빈 매니저가 안내방송을 실시했지만 신속한 대응을 위해 단계를 축소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착륙 준비 및 안전 점검 시기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2만 피트(약 6km)에서 기내 서비스 중단 및 기내 안전 점검을 실시했지만 이제는 고도에 관계없이 강하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서비스 중단 및 안전 점검을 시행한다.

제주항공은 난기류 발생을 대비해 승객분들께 몸에 맞는 안전벨트 착용 안내를 강화하고 운항 중 좌석벨트 착용 표시등이 켜질 경우 이동을 금지하는 등 대 승객 안내 및 안전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객실 승무원 안전 역량을 높이기 위해 훈련 및 품질 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도 난기류 발생 시 기내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객실 승무원 대응 지침이 난기류 강도가 Light인 경우, 승무원의 판단하에 객실서비스를 조심스럽게 실시해도 됐지만 현재는 난기류 강도와 상관없이 난기류 신호가 발생하면 객실 승무원은 개인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확보, 승객들의 좌석벨트 착용 상태 확인을 위해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승객 좌석벨트 착용 상태 확인도 '상시' 체크로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행 중 예상치 못한 난기류를 만날 경우를 대비해 좌석벨트를 꼭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좌석벨트 표시등이 점등된 것은 난기류 지역을 지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럴 때는 화장실 사용 등의 이동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면서 "난기류는 순식간에 발생하고, 예측도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표시등과 관계없이 좌석벨트를 항상 착용하고 있는 것이 좋다. 안전벨트 착용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