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돌려놓을 수 있다" 지지 호소
혁신회의 "金, 정치혁신·민주당 역사 모독하고 있어"
[미디어펜=진현우 기자]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당내 최대 계파로 떠오른 친이재명(친명)계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를 향해 과거 군 내부 사조직이었던 '하나회'에 비유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민주정당에서 의견은 다양할 수 있다"고 신중하게 반응했지만 혁신회의 측은 "김 후보가 정치혁신과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를 모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김두관, 이재명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8월 4일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전남 지역 합동연설회 도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8.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두관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자신을 "민주당의 김두관"으로 소개하며 "굳이 '민주당의 김두관'이라 표현하는 이유를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이어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다. '친명횡재 비명(비이재명)횡사'라는 말이 나온 이유인데 이런 행태는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을 수시로 바꾸고, 사조직이라 할 계파가 전국의 조직을 압도하는 지금의 행태는 민주당 역사상 최초"라며 "이런 상황을 막을 힘은 오직 대의원 여러분에게 있다. 여러분이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돌려놓을 수 있는 씨앗이고 뿌리이기 때문"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혁신회의는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김 후보의 발언은 무엇보다 우리 당원들을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존재, 그저 동원하는 존재로만 보는 인식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회의는 당원들의 원외조직인데 그런 조직을 ‘하나회‘로 지칭한 것은 정권을 장악한 정치군인과 정치검찰과 동일하게 취급하겠다는 뜻인가"라며 "(김 후보가) 군사독재세력에 빗대는 것은 시대 착오를 넘어 역사 인식 부재와 당원 모독"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자 김두관 후보는 이날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회의가 당내 새로운 주요 정파가 돼서 시도당 위원장 후보에 출마하기도 했고 아마 차기 지방선거에서 대거 후보를 공천하면서 아마 세력 좀 많이 환승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비유로 그렇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다양성이 생명인 민주정당에서 의견은 다양할 수 있다"고 비교적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김 후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니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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