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임애지(화순군청)가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임애지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동메달이 확정됐다. 복싱 종목은 3-4위전을 띠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두 선수가 모두 동메달을 획득한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임애지가 최초다. 남자 선수까지 포함하면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의 한국 복싱 올림픽 메달이다.

이날 준결승에서 임애지는 늘 그래왔듯 투지로 중무장하고 링에 올랐다. 상대 아크바시는 강자였다.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세계 챔피언이었다. 또한 신장도 165cm인 임애지보다 7cm나 크고 긴 리치를 이용해 임애지의 접근 공격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

임애지는 평소 스타일인 아웃복싱 대신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 거리를 좁힌 뒤 펀치를 날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아크바시는 빠른 몸놀림으로 카운터 펀치를 시도하며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했다.

1라운드에서는 5명의 심판 가운데 3명이 아크바시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줬다. 

2라운드도 비슷한 경기 양상이었다. 아크바시는 가드를 내린 채 임애지의 접근을 유도하면서 사정 거리에 들어오면 펀치를 휘둘렀다. 임애지는 계속 공격을 시도했으나 아크바시의 긴 리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판정에서 1-4로 밀렸다.

임애지가 최종 3라운드에서 만회를 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야 했다. 공세를 이어갔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열세를 뒤집지 못했고, 아크바시가 판정승으로 결승행 티켓을 가져갔다. 임애지는 아쉽지만 값진 동메달 수상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