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 2년 만에 대만 TSMC 넘어
'CORE' 조직 문화 다지고 HBM 잡는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TSMC를 제치고 2년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조직력 강화에 힘쓰는 한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할 전망이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클린룸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반등하며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8조5600억 원으로 TSMC의 매출 28조5000억 원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했다. 

이 같은 깜짝 실적 발표에도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단지 반도체 시황이 좋았을 뿐이라고 진단하고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부 회장은 지난 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반도체 신 조직문화 'C.O.R.E. 워크'를 제시했다. 

CORE 워크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전 부회장이 제시한 기조는 무엇보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한다. 소통력을 기반으로  조직력을 촘촘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민첩하게 움직이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전 부회장의 이 같은 조직 문화 쇄신은 경영진의 오판으로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른 대처로 풀이된다. 이에 전 부회장과 경영진은 조직 내 원활한 의사소통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고 시장에 적극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HBM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최근 진행한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 예정"이라며 "HBM3E 12단 제품 역시 복수의 고객사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부사장이 공급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고객사 비밀유지계약에 따라 많은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진 않지만,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와 AMD다. 또 통상적으로 HBM은 사전에 고객사와 공급 물량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급이 가시화했다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HBM3E 12단의 경우 4분기에 납품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5세대 HBM인 HBM3E 제품에 대한 엔디비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원활한 의사소통과 실행력을 보유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하반기 글로벌 시장 속 반도체 주도권 확보도 공고히할 것으로 보인다"며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서 SK하이닉스 물량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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