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에 ‘친윤’ 색채 지웠지만 당 통합은 여전한 숙제
韓 주요 공약 ‘제3자 추천 특검법’ 계파 갈등 트리거 전망
중진 릴레이 회동으로 원외 당대표 한계 극복 여부 주목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친한계’로 재편하고 당 장악에 나섰다. 이에 한 대표의 주요 공약인 채상병 사건 제3자 추천 특검법 등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원내에 한 대표의 쇄신안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 채상병특검법이 한 대표가 정치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명직 당직자를 모두 친한계로 내정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회장, 전략부총장에는 신지호 전 의원, 조직부총장에는 정성국 의원이 내정됐다. 이어 수석대변인으로 곽규택 의원이 유임됐고, 한지아 의원이 새롭게 임명됐다.

앞서 한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에 박정하 의원, 사무총장에 서범수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상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만장일치 추인 받았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8.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의 지명직 당직자 인선은 지도부에 친윤의 색채를 지워내고, 친한계를 전진 배치해 당 장악력 강화에 무게를 뒀다는 평이 나온다. 

따라서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공약한 주요 안건들도 친한계 지도부의 지원 아래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 3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선출된 당대표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당내 반대 여론에도 특검법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채상병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 당론이 ‘선 수사 후 특검’이고,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한계 의원들이 특검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제3자 추천 특검법이 추진될 경우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당 중진인 김 정책위의장도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채상병특검법 전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완결한 뒤 미진할 때 하는 게 기본적 전제다. 당내 의견을 조금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친한계가 지도부를 장악했다는 이유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강행할 경우, 친윤계와 정면충돌할 수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등 야권이 한동훈표 특검법 발의를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대표가 취임사를 통해 밝혔던 ‘국민눈높이’와 ‘변화’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야권에 이슈를 빼앗기기 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대표는 중진 의원 설득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이날 당 중진인, 조경태·권성동 의원과 오찬을 시작으로 중진들과 연이어 오찬 회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원외 당대표로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 통합과 외연 확장부터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으로 한 대표는 (정치력을 증명할)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당내 반발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가 가장 큰 현안”이라며 “한 대표가 이를 잘 돌파해 낸다면 한동훈 체제를 착근할 계기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또 친윤에 굴복해 민심 이탈이라는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한 대표의 첫 시험대인 만큼 처음부터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발목 잡기에 나서기란 어려워 보인다”라며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으로 채상병특검법 이슈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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