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의 안세영과 결승에서 맞붙어 패하며 은메달을 딴 허빙자오(중국)가 시상대에 올라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자신과 준결승을 벌이다 부상 당한 스페인 선수를 위로해 동료애와 올림픽 정신을 빛냈다.
허빙자오는 5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0-2로 졌다. 안세영이 금메달, 허빙자오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허빙자오는 우승한 안세영을 환한 얼굴로 축하해줬다.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며 승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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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빙자오가 은메달을 수상한 후 스페인 팀 배지를 들어보이며 부상 당한 카롤리나 마린을 위로했다. /사진=세계배드민턴연맹 SNS |
허빙자오가 전한 감동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어진 시상식. 안세영이 가운데 올랐고, 허빙자오는 그 옆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메달을 수상한 허빙자오의 손에는 뭔가 들려 있었다. 스페인 국기가 새겨진 스페인 대표팀 배지였다.
허빙자오가 스페인 팀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이유는 짐작하고도 남았다. 전날 자신과 준결승을 치르던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을 위한 위로의 '배지 세리머니'였다.
마린은 허빙자오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1-0으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수비를 하다가 오르쪽 무릎이 뒤틀려 쓰러졌다.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준결승에서 기권패를 했고, 이날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 나설 수도 없었다. 동메달은 안세영에게 4강전에서 패했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이 부전승으로 차지했다.
허빙자오는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해야 했던 마린을 위해 스페인 팀 배지를 준비해 시상대에 올랐고, 은메달과 배지를 나란히 들어보이며 마린의 아픈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올림픽과 스포츠가 전할 수 있는 감동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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