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최근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5년 혼합형·주기형' 상품을 연이어 출시한 가운데, 신한은행에서 은행권 최초로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내놨다.
고금리 장기화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출자(차주)들이 많았던 만큼, 매달 정해진 고정비용만 내길 희망하는 '안정지향형 차주'를 타깃한 옵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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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최근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5년 혼합형·주기형' 상품을 연이어 출시한 가운데, 신한은행에서 은행권 최초로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내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9일 금융채 10년물 기반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은행권 최초로 출시했다. 매 10년마다 대출금리가 재산정되는 구조로, 최근 은행들이 판매 중인 금융채 5년물 기반 '5년 주기형' 주담대보다 금리변동에 지극히 안정적이다.
이날 신한은행이 공시한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3.61%, 가산금리 1.78%포인트(p), 우대금리 최대 2.00%p 등으로 연 3.38~5.39%를 기록 중이다. 5년물 금리 연 3.28~5.29%에 견줘 상·하단이 각 0.10%p 높지만, 10년간 안정적으로 고정된 금리를 이용할 수 있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장점이다.
아울러 혼합형 상품에 견줘도 훨씬 안정적이다. 은행들이 판매 중인 혼합형 상품은 최초 5년간 고정금리를 채택해 동일한 원리금을 상환하고, 5년 직후부터 금융채 6개월을 기반으로 매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뀐다. 5년 직후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저금리 분위기라면 오히려 이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고금리 시기에는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신한은행에 이어 타행들도 10년 주기형 상품출시에 합류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장기·고정금리형 주담대 출시를 당부하는 이유로 '고금리 시기 원리금 상환 어려움'을 꼽은 바 있다. 초저금리 시절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받았던 대출자들이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부담이 커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번졌던 까닭이다.
한편으로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9월께 본격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고용지표를 비롯 경제 데이터 개선세를 이유로 최근 연준 내에서 금리인하폭에 대한 기대치가 꽤 줄었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에 미국발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 우리나라도 본격 기준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출자로선 대출금리가 낮으면서 변동주기가 짧은 '변동형' 주담대를 5·10년물 주기형보다 선호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유하는 주담대의 평균기간이 7~8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새롭게 대출을 일으켜야 하는 차주로선 금리·만기·대출가능한도 중에서도 금리가 최대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기가 곧 다가올 텐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인 주기형 주담대가 앞으로도 흥행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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