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입법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강조하며 거야와 강대강 대결을 펼쳤던 것과 달리 민생에 집중하며 집권 여당으로서 야당과 차별화를 보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야권의 ‘민생 외면’ 프레임 공세를 무력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당 운영 방향으로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한 대표가 취임한 이후 국민의힘은 정쟁보다 ‘일하는 정당’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공식 석상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는 등의 정쟁성 발언을 최소화하고 있다. 여야가 정쟁을 지속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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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한동훈 체제에서의 국민의힘은 민생과 현안에 즉각 반응하는 중이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달 31일 일본도 이웃 살해 사건이 발생하자 총포·도검 소지에 대한 재점검과 관련 법령 재정비에 나섰다.
또 이들은 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피해 기업 지원과 소비자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당정이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집권 여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이끌어 낸 것이다.
더불어 한 대표는 에너지바우처를 활용해 폭염에 취약계층의 전기료를 사실상 면제하는 방안을 제안하거나, 증권시장 폭락을 계기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주장하며 이슈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민생을 앞세워 야당과의 차별화를 부각한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된다. 한 대표가 민생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거부권 행사에 민생 외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보다 거야의 입법 폭주와 국정 발목 잡기 탓이라는 정당성이 부여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 대표는 야당은 물론 윤 대통령과도 ‘거리 두기’를 함으로써 중도 확장에 더불어 집토끼까지 사로잡을 전망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고, 특히 보수 지지층의 반발이 강할 것으로 여겨지자 이를 외연 확장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국민의힘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당정 관계 재정립 문제까지 해결해 여당으로써의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국민의힘이 민생을 챙기는 집권 여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어 민생을 외면했다는 야권의 지적을 상쇄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권은 물론 대통령과도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지사의 복권에 국민 여론은 좋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야권에서조차 복권에 ‘분열 공작’이라고 평가하고 있어 한 대표가 차별화에 나섬으로써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 지지층을 끌어안고 중도층으로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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