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실적에 반영…대형사만 '성장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업계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형사 위주의 호실적 공시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뚜렷한 수익모델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상대적 실적 악화 상황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 실적 흐름을 갈라놓은 변수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지목된다.

   
▲ 국내 증권업계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형사 위주의 호실적 공시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사진=김상문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됐다. 큰 틀에서 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으로 증권 업황은 전년 대비 개선되는 흐름이 관찰됐다.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이번에도 대형사들과 중소형사들 간의 실적 차이가 뚜렷했다.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그랬다. 대형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구축해온 브랜드 신뢰도를 앞세워 자산관리(WM)나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54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3.5%, 64.9% 급증한 7752억원, 7109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457억원, 당기순이익 42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5% 증가했다. 삼성증권 또한 영업이익이 23.8% 증가한 6708억원, 당기순이익은 26.4% 증가한 5110억원을 시현했다. 

KB증권은 영업이익이 2.5% 증가한 4697억원, 당기순이익은 50.4% 급증한 3795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증권 역시 전년 대비 282.4% 급증한 실적을 냈고, 키움증권도 12.0% 개선된 실적을 공시했다. 여기까지가 대형사라고 볼 수 있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다.

4조원 미만 회사들의 경우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고, iM증권(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에만 순손실 814억원을 기록했다. 또 현대차증권(-42.4%), BNK투자증권(-61.8%), IBK투자증권(-27.4%) 등도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대조적인 실적의 근간에는 부동산PF가 있다. 증권사들이 관련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이야 주식시장 개선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를 입는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그렇지 못해 실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 영업이익 1조원 회사가 다시 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호전됐다”면서 “하반기에도 부동산PF 충당금 이슈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의 불확실성은 계속 유지된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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