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대한민국 언론인을 대표하는 한국기자협회의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기자협회는 국내 유일의 기자직능단체로 언론자유 수호의 가치를 내걸고 지난 1964년 8월 17일 창립됐다. 전국의 신문 방송 통신사 소속 현직 기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매우 기쁘고 경건한 자리지만 언론이 처한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때 다짐하는 자리"라며 "기자협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는데 아주 기쁘다, 아주 기쁘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종현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70년 전에 언론자유의 노정을 시작했던 선배 언론인에 대한, 선배들에 대한 깊은 마음으로 오늘 행사를 진행하고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녹록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선배 언론인들이 일궈온 노정에 저희의 미래, 100년을 전해줄 이음새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독자와 시청자,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해야 하는 언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한국기자협회)도 한국사회 발전을 위해 든든한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언론은 좌파도 우파도 없다"며 "좀 더 열심히 국민께 다가서고 항상 옆에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희도 열심히 성찰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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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과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에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2024.8.13 /사진=연합뉴스 |
박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대독으로 읽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언론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박종현 회장님과 임직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 환경을 조성하여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기자협회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가 민주주의 역사이고 고비 때마다 굴곡 때마다 기자협회장을 비롯한 여러분 기자들의 역할에 대해 돌이켜보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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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8.13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
우 국회의장은 "권력을 마음대로 쓰고 싶은 자들이 있는 속에서 늘 싸워왔던, 그런 속에서 민주주의, 경제 발전을 만들어낸 역사가 여기 있다는 것을 머리 숙여 여러분을 기억하게 된다"며 "언론환경을 둘러싼 지금의 여러 모습이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스러운게 크다"고 밝혔다.
이어 "갈등이 격화되고 민주주의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 앞에 우리 모두가 서 있다"며 "생각이 다르면 적대하는 분위기가 만연되어있고, 국론을 모아야 하는 그 과정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 의장은 "저도 국회의장이 되어서 첫 발언이 '우리 사회의 맨 첫 문제는 갈등 치유'라는 것"이라며 "(당시 발언에서) 국회의원들도 현장으로 가자고 했는데, 그 갈등을 극복해내는 것이 언론이라는 공기가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언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고, 미디어 생태계도 급변하고 있다"며 "미디어환경의 변화, 언론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여나가는 건 언론과 정치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한 우 의장은 "언론은 여당의 편도 아니고 야당의 편도 아니고 오직 국민에게 헌신 봉사하는 편이 되듯이, 국회도 진보나 보수의 편이 아니라 오직 국민을 중심으로 국민을 한가운데에 놓고 나아가야 하는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우 의장은 "기자협회가 그동안, 저널리즘이 우리 사회에 해왔던 역할을 더 살려나갈 수 있도록 국회가 최선을 다해나가겠다"며 "진심으로 60주년을 축하드린다"면서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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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4.8.13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
이어서 축사자로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국기자협회에 대해 "경외심이 있다, 60년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겠냐, 얼마나 많은 풍파와 투쟁과 승리와 패배가 있었겠나, 국민의 한사람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버팀목이었다"며 "새로운 문물을 소개하셨고 역사를 기록하고 목격해오셨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 언론인 여러분께서 불편한 질문을 계속 해야 하고, 저같이 공적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은 그 질문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며 "그 다짐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대한민국 언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그 본질적인 측면에서 침해받거나 훼손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라며 "그 본질에 대해선 언론의 편에 설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편에 서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해본다"면서 축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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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4.8.13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
마지막 축사자로 나선 박찬대 민주당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한민국 언론자유 횃불이자 선구자인 한국기자협회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사회 정의를 위해 현장을 누비고 계신 전국 모든 기자 여러분께 아낌없는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서두를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언론자유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토대이고, 시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취재와 보도, 표현의 자유 없이는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독재국가나 마찬가지"라며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 또한 언론자유 쟁취를 위한 투쟁사였다"고 전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하지만 대단히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가 다시금 위기를 맞고 있다"며 "공영방송 장악 시도, 무차별한 언론인 통신사찰, 방통위의 위법적 운영 등 권력의 언론 탄압이 전방위적으로 다시 자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노골적인 '언론 입틀막' 때문에 언론자유지수 또한 수직 낙하하는 중"이라며 "오죽하면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 상황이 민주화에서 독재화가 진행 중인 국가라는 평가까지 받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국기자협회가 60년 전 그랬던 것처럼, 언론자유의 횃불을 다시 높게 들어야 할 때"라며 "비록 권력이 잠시 언론을 겁박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펜은 칼보다 강하고 권력은 짧지만 진실은 영원하기 때문"이라며 "국민과 역사, 그리고 정의가 반드시 오만한 권력의 책임을 엄히 묻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 마지막으로 "저희 더불어민주당도 언론인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정권의 언론탄압에 강력히 맞서 싸우고 모든 언론이 성역 없이 권력을 비판, 감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환경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등장한 한국기자협회 원로 박기명 고문(10대 회장)은 "제가 이 자리에 서면서 마음은 착잡하다"며 "그러니까 60년 전에 기자협회 창립을 위해 같이 애를 써온 언론인들이 언제까지나 함께 우리나라 언론자유 창달을 위해 애써온 공로를 더불어 하는데 외람되게도 혼자 이 상을 대표해서 받다보니까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박기명 고문은 "우리 박 회장께서 선배 언론인들, 회장을 지낸 분들의 그동안 애써주신 공로를 잊지않고 마음으로 펜을 담아서 전해주니깐 박회장께 역대회장을 대표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뭏든 앞으로도 한국기자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인사의 말씀을 갈음한다"고 수상 소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