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장' 사망·주요 증인 불출석 두고 여야 공방
여, 전현희 '김건희 살인자' 발언 강도 높게 비판
민주당 "질문의 자리조차 파행…檢·與·政 한 몸이기 때문"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여야가 1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여당 의원들은 전 의원의 발언이 막말이라며 즉각 사과를 하라고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전 의원의 발언을 적극 엄호하는 대신 이날 청문회에 불참한 주요 증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김영철 검사 탄핵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 8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발언권 정지' 조치로 신문 기회를 놓치자 퇴장하고 있다. 2024.8.14./사진=연합뉴스

이날 청문회에는 주요 증인 중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만이 자리에 섰고 김 검사를 비롯해 이원석 검찰총장 등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참석하지 않았다.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 등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불출석 증인들을 모두 고발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문회에 명백한 사유가 없이 불출석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김 검사 탄핵 사유 중 하나로 채택한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사 직권 남용 의혹에 관한 증인 채택은 한 명도 되어 있지 않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가권익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조사 종결 처리한 것을 두고 한 권익위 소속 국장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덮기 위해 권익위 수뇌부가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한 명을 억울하게 희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 의원) 본인도 이런 말할 자격 없다"며 반박에 나섰고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다"라고 고성을 질렀다.

옆에 있던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는가. 300만원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전 의원 옹호에 나섰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을 겨냥해 "김 여사에게 그렇게 딸랑딸랑해도 사무총장도 못 했다. 기본적인 양심은 있어야지"라고 비꼬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후 서로 삿대질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거센 신경전이 벌어졌고 정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를 살인자로 칭한 한 전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 의원은 권익위원장 시절 상습 지각 등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는 등 오히려 조직에 부담을 줬던 장본인"이라며 "정권이 바뀌고도 사퇴를 거부해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게 하더니 이런 가슴 아픈 사건을 정쟁으로 악용하는 못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권익위 직원들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성찰하고 자성하는 자세부터 갖추고, 극언을 쏟아낸 부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 8월 14일 국회 법사위 김영철 검사 탄핵 소추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증인석에 앉아 있다. 2024.8.14./사진=미디어펜
이날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에서 정 위원장은 송 의원이 오전 청문회에서 전 의원을 향해 발언한 것을 두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송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정 위원장은 송 의원의 사과 거부를 문제 삼아 송 의원의 발언권을 중지시켰고 이에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과 맞대응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또 다시 고성을 주고 받았다. 결국 송 의원은 발언권 정지 조치를 받아 신문 기회를 놓치자 결국 청문회장에서 퇴장했다. 

이런 가운데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파행의 책임을 김 검사와 이 검찰총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의 불출석으로 돌렸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청문회는 김 검사가 저지른 짓의 위법성과 탄핵 여부를 조사하고 판단하는 자리인데 질문의 자리조차 파행으로 몰고 가는 건 검찰과 여당, 정부가 결국 한 몸이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들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따져 묻겠다. 법사위 청문회가 불발되더라도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