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쯤 되면 '손흥민 안티'가 분명해 보인다. 한 영국 매체가 시즌 개막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대해 선발 출전 감이 안되며, 아예 방출하는 게 낫겠다는 식의 해괴망측한 주장을 폈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365'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추락한 손흥민을 제외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을까'란 타이틀의 기사를 게재했다. 다름아닌 '손까(손흥민 비하)' 기사였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훌륭한 선수였지만 이제는 과거형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팀의 주장은 더 이상 모든 경기에 선발로 뛰어야 하는 대체불가 선수는 아니다"고 손흥민을 깎아내렸다.

   
▲ 영국 매체가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사진=풋볼365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에 대한 이런 악평은 토트넘의 시즌 개막전 경기 후 나온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원정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페드로 포로가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쳤다.

이 경기에 손흥민은 좌측 윙어로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히샬리송과 고체될 때까지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슈팅 시도 1개, 유효 슈팅 0개로 눈에 띄는 활약을 못했다. 팀도 비겼으니 간판 공격수로서 손흥민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풋볼365의 주장처럼 선발 명단에서 빼야 할 정도로 가치 없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경기에 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로는 새로 영입한 도미닉 솔란케가 나섰고,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과 솔란케를 지원했다. 솔란케는 몇 차례 좋은 찬스에도 골을 못 넣었고, 존슨은 존재감 자체가 미미했다.

이 매체는 솔란케와 존슨도 못했지만 이들은 아직 젊고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둔한 반면, 손흥민에게는 가혹한 악평을 쏟아냈다.

풋볼365는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4경기 출전해 2948분을 뛰었다. 쿨루셉스키보다 200분 이상 많이 뛰었다"고 했는데, 손흥민이 팀을 위해 많은 경기 출전을 하며 희생한 점을 높이 산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뛰었기 때문에 힘이 떨어졌다는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이번 여름 손흥민을 매각해야 하는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17골을 넣었지만 아시안컵 이후에는 5골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손흥민의 기량이 급격히 하락한 것처럼 분석했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으로 생긴 공격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윙어와 원톱을 오가며 고군분투한 것에 대한 평가를 해준 것이 아니라, 체력과 기량이 떨어졌으니 방출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편 것이다.

‘풋볼365’는 "일주일 전만 해도 손흥민을 빼고 윌슨 오도베르를 뽑자고 하면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으며 레전드 반열에 오른 손흥민을 이제 18세로 유망주 중 한 명일 뿐인 오도베르보다 오히려 더 낮게 보는 망발까지 서슴치 않았다.

한 경기 부진했다고 손흥민이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토트넘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솔란케나 존슨, 오도버트 같은 선수들울 성장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이 성장할 때까지 팀 분위기를 잡고 앞에서 끌어주는 간판 선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캡틴 손흥민이 바로 현재 토트넘의 간판인데, 간판을 떼라고 주장하는 것은 가당찮다.

토트넘은 24일 밤 에버턴과 시즌 2라운드 홈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변함없이 선발 출전해 시즌 첫 골을 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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