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맛보는 살아있는 완도 전복, 호평 일색
10년만에 100kg → 300톤 수출, 증가세 전망
수출기업들 “수협 현지 판촉 지원 큰 도움 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굉장히 놀랍고 재밌어요. 신선해서 맛있고 또 가족들하고 오고 싶네요”

한 일본 가족이 현지 회전초밥체인점에서 우리나라 활전복을 먹고 난 뒤의 소감이다. 

   
▲ 일본 회전초밥 체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산 활전복./사진=구태경 기자


김을 비롯해 한국 수산물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막상 한국 수산물을 일본 음식점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일본국민 소울푸드인 ‘스시(초밥)’에 한국산 네타(소재)는 더욱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도 한국산 수산물을 보는 건 어렵지 않게 됐다. 특히 전복의 경우는 지난 6월, 일본의 대표적인 회전초밥 브랜드인 ‘갓텐스시(がってん寿司)’가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서 한국산 활전복을 활용한 여름 시즌메뉴 판매하면서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이는 일본 바이어인 ‘토센보(東セン貿)’에서 ‘갓텐스시’와 여름맞이 프로모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수협중앙회 도쿄 무역지원센터가 올해 3월부터 바이어사와 긴밀히 협력해 국내 수출업체(청해전복수산)을 연결하고 한국산 전복을 활용한 행사를 추진한 결과물이다. 

5월말부터 시작된 행사용 활전복은 8월 중순까지 순중량 8톤 이상, 금액으론 14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센터는 8월말 종료되는 행사 이후에도 활전복 수출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호텔·레스토랑 등에 대한 연속 판촉행사도 준비 중이다.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수많은 수산물 품목 중에서 정부와 기업이 호홉을 맞춘 2인 3각을 통해 최근 수출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전복 수출길을 따라가봤다. 

   
▲ 부산에서 일본 수출용 전복을 화물차에 싣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수출용 전복은 우리나라에서도 전복 생산지로 인기가 높은 해남·완도에서 생산된다. 양식장에서 생산된 전복은 부산을 거쳐 바로 일본 시모노세키로 들어온 뒤 현지 수입업체 토센보가 위치한 치바현에 도착한다. 

현재 토센보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에 걸쳐 정기적으로 전복이 들어오고 있다. 한 번에 들어오는 물량(컨테이너차량 한 대)은 최대 2톤이다. 2013년 첫 수입 당시에는 연간 100kg 수준이었던 규모가 현재는 300톤으로 커졌다. 

이렇게 수입된 전복은 토센보에서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활전복은 해수 수조로, 냉동전복은 냉동창고로 보관된 후 ‘갓텐스시’ 등 일본 각지의 계약 업체 등에 전복을 공급되고 있다. 토센보는 이외에도 직판장과 통신판매도 운영하고 있다.    

   
▲ 미야데라 유키 토센보 사장이 한국산 전복의 일본 유통경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구태경 기자

미야데라 유키 토센보 사장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전복이고 그 중에서도 한국산 전복이 60%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산 전복은 일본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참전복 품종과 같아 인기가 높다”며 “거리도 가까워서 한국산 전복의 높은 품질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야데라 사장은 “일본 전복은 한국산에 비해 가격이 배 이상으로 비싸다. 양식을 하지 않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점차 양식 회사가 생기고 있지만 전체로 따지면, 절대적으로 적은 수치”라며 “외견상으로 봤을 때나 식감적인 부분도 일본산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국산 전복의 장점을 꼽았다. 

토센보 본사를 뒤로 하고 미야데라 사장과 함께 한국산 전복을 공급하고 있는 도쿄 갓텐스시를 항했다. 평일 오후 3시경이라 한산했던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타 회전초밥집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바다내음이 진하게 코끝에 퍼졌다. 

   
▲ 갓텐스시 매장 내부 모습./사진=구태경 기자


마침 한 가족이 한국산 전복메뉴를 즐기고 있었다. 접시에는 군함 초밥 위에 올려진 활전복과 함께 레몬, 미역 등이 올라가 있고 레몬즙을 뿌리면 살아 움직이는 ‘춤추는 전복(메뉴판 이름)’을 볼 수 있다. 레몬즙을 뿌려 먹어보니 그야말로 산지에서 먹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매장에는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화로도 테이블마다 준비돼있어 전복 구이로도 즐길 수 있다.

갓텐스시 점장은 “(전복)온도가 높으면 신선한 맛보다 비린 맛이 더 나고, 온도를 내리면 레몬을 뿌려도 움직이지 않는다. 적정온도를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평일보다 주말이 배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고 있음에도 전량소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이 끝나도 앞으로 한국산 전복을 활용한 프로모션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도쿄 국제수산박람회 첫날인 21일, 한국관을 찾은 현지 바이어에게 참가 기업 담당자가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구태경 기자


국산 수산물의 인기는 도쿄 국제수산박람회에서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21일부터 23일간 고토구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박람회는 올해로 26회를 맞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산 행사다. 일본의 수산기업들의 원물과 가공품은 물론, 해외 기업 수산물도 취급하고 있어 수산물 판로확보와 유통 동향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유요한 행사다.

수협은 박람회 기간동안 ‘K-FISH’ 로고 앞세워 한국관을 마련했고 기업들은 상담 부스를 통해 현지 바이어들에게 수출상품을 소개하고 이는 계약으로 이어졌다. 올해 도쿄수산박람회에서는 상담실적은 약 3103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 늘었으며, 업무협약(MOU)실적은 556만 달러(9%), 계약실적은 6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무려 20% 증가했다. 

   
▲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이 일본 업체와 계약을 맺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구태경 기자


지난해 일본 업체와 활전복 300만 달러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완도맘’ 오한움 글로벌마케팅 팀장은 “급속냉동으로 전복 본연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보존한 제품을 개발해 지난 4월 일본 업체에 첫 수출을 시작해 6월에는 추가 수출이 이뤄졌고 오는 9월에도 수출을 준비 중에 있다”면서 “다양한 사이즈와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바탕으로 꾸준한 물량을 수출 중이며 일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완도 전복이 일본 시장에 안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한 젓갈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청아굿푸드 박혜선 대리는 “수협에서 주관하는 전시회 및 상담회에 참여함으로써 매출이 늘었다”면서 “현장에서 진행하는 샘플링 및 시식테스트, 바이어와의 논의는 현지시장의 흐름, 제품성 평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활용되고 이는 직접적인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신제품개발이나 기존제품의 품질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협 도쿄무역지원센터 박강성 센터장은 “이번 박람회에서 이뤄진 상담 및 가계약이 계약체결로 연결되도록 기업과 센터와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홍보·판촉 지원, 무역상담회나 바이어 초청 등 후속지원과 함께 무역애로 대응 등 수산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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