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2분기 총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에게 내어준 대출 비중이 일제히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과 케뱅이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토뱅은 여전히 1금융권 은행 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다만 오랜 고금리로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확대도 당국의 압박에 밀리면서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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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2분기 총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에게 내어준 대출 비중이 일제히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과 케뱅이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토뱅은 여전히 1금융권 은행 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다만 오랜 고금리로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확대도 당국의 압박에 밀리면서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각사 제공 |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3사의 2분기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평균잔액(평잔) 기준 카뱅 32.5%, 케뱅 33.3%, 토뱅 34.9%로 집계됐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 평균잔액(평잔)에서 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개인신용대출, 개인사업자신용대출,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같은 기간 은행별 중·저신용대출 평균 잔액의 경우 카뱅이 약 4조 7000억원, 토뱅이 4조 2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케뱅은 평잔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상반기 포용금융 공급액이 57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포용금융 효과는 꽤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뱅의 경우 2분기에 중금리대출을 받은 고객 중 대출 실행 후 1개월 내 신용점수가 오른 고객은 평균 35점 상승했다. 가장 높게 오른 사람은 300점이나 상승했다. 또 '중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의 5명 중 1명은 신용점수가 평균 67점 올라 고신용자로 변모했다. 아울러 비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이용하던 대출자들이 카뱅으로 대출 갈아타기에 나서면서 대출금리를 평균 6.38%p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케뱅은 지난 2월 비상금대출을 처음 받는 고객에게 한 달 치 이자를 되돌려줬다. 특히 약 2만 7000명의 소상공인 고객에게 되돌려준 금액만 51억원에 달한다. 또 영세자영업자의 긴급생계비와 물품구입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에 50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은행들의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높은 연체율이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카뱅의 2분기 연체율은 0.48%로 지난해 말 0.49%와 대동소이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케뱅은 지난해 말 0.96%에서 올 상반기 0.90%로 꽤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토뱅의 연체율은 우상향하고 있는데, 올 1분기 1.34%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0.02%p 악화됐다. 이는 토뱅의 전체 여신 중 신용대출 비중이 79.5%에 육박하는 까닭이다.
특히 새 먹거리사업으로 손꼽히는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더욱 높게 형성돼 있어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각사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카뱅 0.64%, 케뱅 1.15%, 토뱅 3.07%로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사업장의 폐업이 가파른 점은 더욱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367만 3000개 사업장 중 65만 5000곳은 지난 1분기 기준 이미 '폐업' 상태다. 6명 중 한 명 꼴로 자영업을 포기한 것이다.
현재로선 건전성 강화의 일환으로 주택 등 안전한 자산 위주의 담보대출을 늘려야 하는 실정인데, 가계부채 억제에 나선 금융당국의 압박에 밀리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시중은행 대비 주담대 취급 규모는 적지만 성장률로 놓고 보면 가파르게 성장하는 까닭이다.
카뱅은 올해 1분기 주담대로 2조 6450억원을 공급했는데, 2분기에 하루 접수량을 제한하는 식으로 4분의 1 수준인 6570억원 늘리는 데 그쳤다. 케뱅의 경우 6월 말 총여신이 15조 67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12조 6700억원 대비 약 23.7% 급성장했다.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주담대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분기에만 7500억원 늘었다.
이에 두 은행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수요 억제에 나서고 있다. 카뱅은 최근까지 2회 인상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주담대(혼합·변동) 금리를 0.50%p 인상하고, 전월세대출 금리를 0.10∼0.50%p 올렸다. 케뱅도 이달에만 총 다섯 차례 주담대 가산금리 인상으로 금리인상을 이끌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권에 거듭 주담대 공급을 자제하라는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며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두 은행(카뱅·케뱅)은 그나마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지만, 신용대출 위주인 토스는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성장세에만 매몰돼 성장의 불씨를 꺼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시중은행보다 주담대 성장세가 가파른 건 사실이지만, 절대액으로는 크게 못 미치는 까닭이다.
다른 관계자는 "인뱅의 주담대 성장세가 가파른 건 사실이지만 절대액으로는 시중은행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면서 "당국은 주담대를 다 틀어쥐면서 포용금융은 매년 확대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연체율도 관리해야 하니 인뱅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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