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아크로' 만든 장본인…주택 전문가 위상 높아
침체된 주택사업 해법 찾고 결속력 다질 수장으로 적임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최근 공식 취임과 함께 전통적인 주택 강자 지위를 회복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사진=DL이앤씨


비건설분야 출신 대표 체제를 두 달만에 접고 'DL맨' 박상신 대표 체제로 복귀한 만큼 수익구조 안정화 작업과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지난 18일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신임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 사업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주택통(通)'이다. 삼호 경영혁신본부장, 고려개발 대표,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대림산업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DL이앤씨는 안정적 재무관리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기대만큼 따르지 않고 있다. 

DL이앤씨의 경영상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 재무관리에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6월 자본 4조7564억 원에 부채 4조9144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03.3%다.

작년 말보다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업계 대형·중견 건설사 통털어 최저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 중이다.

반면 업황과 맞물려 주택사업이 부진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26억 원은 컨센서스(시장기대치) 766억 원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올해 실적 목표치도 하향 수정했다. 연초와 비교해 현재 목표는 매출(연초 8조9000억 원→8조6000억 원), 영업이익(연초 5200억 원→2900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DL이앤씨가 주택 전문가 박 대표를 앉힌 주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구보다 주택과 건설업에 대해 잘 아는 인사를 통해 수익 창출과 조직 안정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건설업종은 다른 분야보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하다.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신규 수주 및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박 대표는 대림산업 대표 시절 사업구조와 조직문화 혁신에 앞장서며 2019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 1조 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당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아크로(ACRO)'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해 하이엔드 브랜드로의 위상을 다지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 DL이앤씨 D타워 돈의문 사옥 전경./사진=DL이앤씨


취임 직전까지 DL건설 대표로 재직 중이었다는 점에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호 재직 당시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 조기 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조직관리 및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과 상이한 전자 분야 마케팅 전문가와 내부 임직원들 간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박 대표 취임으로) DL이앤씨와 DL건설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치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도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대형 건설사 중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 신사업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과 활용 분야,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소형모듈원전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택사업과 함께 신사업을 중점 사항으로 두고 직접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박상신 대표 선임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됐던 부분은 부동산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 리더십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박 대표가 회사의 황금기를 직접 지휘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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