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안전 기술을 적극 홍보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관심이 BMS 고도화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전동화 전환이 필연적 대세인 만큼 안정성을 높인 상품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BMS가 감지한 배터리 이상 징후를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 지난 2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앞서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지난 2020년 말부터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문자 전송 등을 제공해 왔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전기차 소유주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블루링크'를 통해, 기아 전기차 소유주는 '기아 커넥트'에 가입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두뇌'인 동시에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BMS는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배터리를 총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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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로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기아 BMS의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밀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이다.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는 동시에 위험도를 판정, 차량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필요시 고객에게 통지함으로써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BMS는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위험 정도에 따라 고객에게 즉시 통보가 이뤄진다. BMS가 진단한 이상 징후 데이터는 즉시 원격지원센터로 전송되고, 이어 고객에게 입고 점검 및 긴급출동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현대차∙기아 BMS는 주행 및 충전 중 상시 진단 뿐만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이며,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량에는 수일 또는 수 주 이전 잠재적인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순간 단락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기아는 최신 BMS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 기술을 전 차종에 조기 적용할 방침이다. 기아는 순간 및 미세 단락 감지 기술을 신규 판매 차량에 적용하는 한편, 기 판매된 전기차까지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툴 개발을 연말까지 완료해 순차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G모빌리티(KGM)는 완속 충전기 화재 예방을 위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출연기관과 협력해 차량 BMS 및 EVCC(EV 커뮤니케이션 컨트롤러)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난 7월 말 마쳤다.
BMW는 차량 종합 서비스 '프로액티브 케어'를 통해 전기차 안전 기능을 지원한다. 프로액티브 케어는 제조사가 먼저 문제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알리는 적극적인 서비스다.
이 기능은 차량 스스로 배터리 충전 상태와 배터리 온도, 잔존용량(SoC), 성능 최대치(SoH)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문제의 경중에 따라 총 4단계로 구분해 상황에 적합한 채널로 고객에게 연락을 취해 차량 상태나 고장 상황을 안내하고 필요한 대처법을 안내한다. 이른 시일 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면 앱과 이메일, 차량 디스플레이 등으로 전달하고, 긴급한 상황이라면 고객에게 즉시 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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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수퍼차저./사진=테슬라 제공 |
테슬라도 배터리 이상 징후 알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고객에 보낸 이메일에서 "BMS를 통해 배터리 이상 증상이 감지되면 테슬라코리아는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긴급 출동 서비스나 서비스센터 예약 등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런 조처는 잠재적인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이상 증상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원격제어 앱 '온스타'를 통해 조만간 알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산하 브랜드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에 해당 서비스가 가장 먼저 적용될 전망이다.
BMS는 대규모 발열 등 이상 징후를 감지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사고 위험을 컨트롤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BMS 고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재 예방에 포커스를 맞춰 BMS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BMS 고도화가 중요한 이유는 화재 예방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별로 BMS 기술이나 작동 방식이 다 다르다. 현대차나 테슬라는 중간중간 배터리 상태나 전압, 온도 등을 측정하고 벤츠는 잠들어 있다가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모니터링을 한다"면서 "현대차가 경고 문자를 보냈을 때 실제로 이상이 있거나 위험했던 케이스는 없다. 조금 조심스럽게 세팅한 것인데 충분히 고도화된다면 화재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배터리 이상은 누적이 된다. 실제로 조금씩 조금씩 병들어 간다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재 예방이다. 배터리 이상을 선도적으로 체크하고, 미리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까지가 고도화의 목표"라고 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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