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그룹이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틔었다. 일각에서 매각대금으로 2조700억 원과 2조7000억 원이 동시에 언급됐으나 이는 순수 매각대금과 부채를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다. 태영 측이 최종적으로 수령할 매각대금은 주식매매계약 종결 시 확정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는 지난 26일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에코비트 지분을 IMM컨소시엄에 전부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에코비트는 매립, 소각, 수처리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종합환경기업이다. TY홀딩스는 주요 자회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돌입에 따라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KKR과 공동으로 에코비트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입찰(비딩) 과정을 거쳐 여러 국내외 원매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온 결과 최종적으로 IMM컨소시엄을 매수인으로 선정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에코비트 지분 100%의 총 매각대금은 2조700억 원이다. 당초 매각대금으로 2조7000억 원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는 에코비트 부채를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를 책정한 금액으로 매각대금과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에코비트의 정확한 총 기업가치는 2조6500억 원으로 매각대금 2조700억 원에 부채 5800억 원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인인 IMM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에코비트 인수에 2조6500억 원을 쓰는 셈이지만 매각 주체인 TY홀딩스 입장에서는 부채를 제외한 2조700억 원이 매각대금이 되는 것”이라며 “보는 관점이나 입장에 따라 금액을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2조 원대에 에코비트가 매각됐지만 태영 측이 이를 온전히 수령하는 것은 아니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당시 자금지원 목적으로 사채발행을 통해 KKR로부터 약 4000억 원 상당을 조달하면서 에코비트 지분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현재 에코비트 지분 50%는 TY홀딩스가, 나머지 50%는 TY홀딩스와 KKR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Easel Holdco L.P.(20.14%), Easel Holdco Ⅱ L.P.(29.86%)가 나눠 갖고 있다.

이에 따라 TY홀딩스가 최종적으로 수령할 대금은 KKR에게 사채 원리금을 상환하는 것과 함께 추가적으로 공동매각에 따른 협의에 의해 이뤄지는 정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TY홀딩스 측은 “해당 담보재산 처분에 관한 채권자 및 발행회사 주주들과의 정산에 따라 최종적으로 수령하게 될 대금은 매각대금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일부 금액이 될 것”이라며 “해당 주식매매계약 종결이 이뤄지는 경우 최종 수령 금액이 확정되며 그 후 법령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영건설은 이번 에코비트 매각으로 워크아웃에 따른 자구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게 됐다.

태영건설은 최근 출자전환,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한 바 있다. 지난해 자본총계 –561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249억 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실적 또한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업황 악화 속 선방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 상반기 매출액은 1조4366억 원, 영업이익은 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15.7%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여의도 사옥을 비롯해 골프장 루나엑스CC, 광명 테이크호텔 등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TY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주요 자산 매각 등 당초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 등 자구계획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에코비트 지분도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TY홀딩스의 에코비트 지분 매각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번 에코비트 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종결될 경우 이는 채권단에 대한 약속을 지킴으로써 추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조기졸업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