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도시정비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하고 있지만 갈등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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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내 한 재개발 철거현장./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아3구역 재개발과 안암2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불거진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타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아3구역은 시공사인 GS건설이 조합에 공사비 326억 원 증액을 요구했다. 안암2구역은 시공사인 진흥기업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1일 조합원 분양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지연이 발생했다. 이에 시는 공사비 증액에 대한 조합·시공자로부터 제출된 근거자료 등을 상호 검토해 조정안을 마련해 갈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공사비 갈등이 불거지는 정비사업장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장위3구역, DL이앤씨가 공사를 맡은 부개4구역 재개발이다. 장위3구역의 경우 공사비 인상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은 장위3구역 착공 이후 코로나19, 전쟁 등으로 인한 공사물가 폭등과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던 설계사의 최근 파산신청 등 어려움 속에서도 시공사는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인력 및 자원을 투입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사비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개4구역의 경우 DL이앤씨가 공사자재와 인건비 인상 등으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 조합에 증액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DL이앤씨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을 고려해 공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공계약 해지와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정비사업에서 공시비로 인한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례법인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제정해 공사비 증액 요청 발생 시 공사비 내역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 검증을 받도록 하는 한편, 현장에서 갈등을 조율할 전문가의 파견을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첨예한 대치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개입이 매번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이 걸린 사안이 워낙 첨예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파견 의무화 대상도 1000가구 이상 일정 규모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때문에 앞으로도 공사비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일부 조합에서는 CM(건설사업관리)회사를 고용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조건에 공사비 인상 금지를 적시하는 등 공사비 인상 요구 차단에 나섰다. 그럼에도 추후 공사비 인상 여부를 놓고 파열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조건에 공사비 인상 금지가 담겨 있다 하더라도 건설사로서는 추후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사를 하면서 건설사와 조합간 다툼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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