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7주도 안 남아 양진영 유력 후보군 거론…보수측, 이주호 장관 '변수'
진보측, 2년전 단일화 주도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주도로 30일 논의 시작
2014·2018·2022년 선거에서 '단일화 실패=필패'…'후보 난립' 우려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2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법원에서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관련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돼 직을 상실하면서, 보궐선거가 오는 10월 16일 치러지게 됐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진보진영 곽노현 전 교육감이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하면서 2012년 12월 19일 실시된 후 12년 만이다. 당시 보궐선거에서는 보수진영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이 당선됐다.

당장 29일부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9월 26~27일 후보자 등록에 이어 10월 11~12일 사전투표를 갖고 16일 본투표를 치른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10년만에 보수진영이 서울시교육감을 탈환할지, 또는 진보진영이 수성할지 주목된다.

양 진영 모두 '단일화' 성사 여부가 최대의 관건이다. 2014년부터 3차례의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측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3명 출마해 진보측 단일후보였던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패했고, 2018년에서는 보수 후보가 2명 출마해 역시 헌납했다. 최근 2022년 선거에서도 보수 후보가 4명 출마해 난립하면서 단일화에 실패해 조 전 교육감에게 자리를 내줬다.

   
▲ 2023년 7월 28일 당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사진 왼쪽)이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단일화에 성공해 과거 선거에서 3차례 모두 승리를 거두었던 진보진영은 지난 2022년 선거에서 단일화를 주도했던 서울교육단체협의회의 주도로 30일 6~7명 후보군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최보선 전 서울시의원, 안승문 전 울산교육연수원장, 정대화 국가교육위원회 상임위원, 방현석 중앙대 교수, 김누리 중앙대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2012년 당시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직을 상실했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또한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제한기간(10년)이 지나, 후보군에 올라있다.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의 경우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어, 이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반면 지난 3차례 선거에서 후보들 단일화에 실패해 패배했던 보수진영측 후보군은 이번에도 난립할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 2022년 당시 선거에 출마했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29일 출마를 선언했고,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또한 출마할 뜻을 밝혔다.

교육감 선거가 정당과 무관할뿐더러 조 전 교육감의 직 상실로 이번 보궐선거가 열리는만큼 다수의 보수측 교육계 인사들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어, 보수진영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와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해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학교 총장·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장이 거론된다.

진보진영과 달리 단일화를 주도할만한 단체도 존재하지 않아, 2년전과 마찬가지로 단일화 과정에 온갖 파열음이 전망된다. 각종 여론조사를 악용해 상대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난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보수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이주호 현 교육부 장관이 꼽혀, 이번 선거에서 숨겨진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질의가 나오자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제 마지막 공직은 교육부 장관"이라고 밝혔다.

윤석열정부의 교육정책을 대표하는 이 장관이 이번 선거에 출마하려면,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기간인 9월 26일 전에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난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 조전혁-박선영-조영달 후보는 서로 양보하지 않은 가운데 총 53.22%를 득표해 조 전 교육감의 득표(38.10%) 보다 15%p 이상 앞섰다. 하지만 단일화 실패로 표가 분산되면서 조 전 교육감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또 일어날지, 보수진영이 극적인 단일화에 성공해 서울시교육감을 탈환할지, 이주호 장관이 출마해 대대적인 지지를 업고 교육감이 될지 여러 시나리오가 관측된다. 차기 교육감의 임기는 조 전 교육감의 잔여임기인 2026년 6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