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하며 ‘가상 동맹’을 주장해온 랄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명예회장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중국에 있고, 북중러 3국 공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절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8일 통일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통일연구원이 주관해 28일 열린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1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적이고 비핵화된 한반도 통일에 동의하지 않는 중국이 한미일 공조보다 북핵이 더 위협적이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지금 한반도가 여전히 분단 상태에 있는 것은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오랜 무력침략 역사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발생한 침입의 결과이다. 소련을 조장하고 원조한 결과”라며 “북한의 위협적인 핵과 미사일, 심각한 북한주민의 인권유린 문제 해결에서 중국이 예측불허의 변수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일 3국 협력이 북한에 대해선 ‘억제’의 힘이 되고, 중국에 대해선 ‘만류’의 힘이 되어야 한다며 “중국의 장기적 목표가 선의를 갖고 있다면 북한보다 한미일과 협력해야 한다. 한미일도 민주적으로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의 장기적 이익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적이고 비핵화된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가장 끔찍한 악몽인 이유가 중국의 중화주의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면서 “중국은 북한을 공산주의적 연대감에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과 관행을 주도하는 ‘중국몽’을 위해 북한을 이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은 서로를 순망치한의 관계로 묘사하지만, 사실 북한주민들과 수차례 접촉한 결과 그들로부터 단 한 번도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계를 볼 때 우크라이나전쟁에 무기를 지원하는 김정은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서방뿐 아니라 중국과 거래에서도 김정은이 과도한 요구를 할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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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함께 오솔길을 걸어 입장하고 있다. 2023.8.19./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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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코사 회장은 “북한이 그동안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에 해온 행태가 결과적으로 중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례로 중국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탈북자를 강제송환하는 것이 국제 규범과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므로 시진핑 주석의 국제적 명성에 큰 타격을 입힌다”고 했다.
또 “푸틴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러 관계를 제한 없는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킨 직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 역시 국제사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북러동맹은 중국에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어들게 만들고, 김정은의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사 회장은 “이제 곧 미일 정상이 바뀔 전망이고, 한국의 대통령은 레임덕 상태이지만 사실 미국의 정책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및 국방전략 문서의 동북아 안보 분야는 전·후임 행정부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한 발언과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한 일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후보가 아시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주장한 최초의 대선주자가 아니다. 또 최근 미국 의회는 미래의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의회 승인없이는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미군을 일방적으로 철수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코사 회장은 “현재 북러 밀착으로 인해 동북아에서 새롭게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3대 3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고, 정세가 훨씬 복잡해진 것 같지만 중국이 한발 물러서서 큰 그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한미일 3국의 파트너십이 핵무장한 북한보다 중국이나 지역 안정에 훨씬 덜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코사 회장은 중국이 북중러 협력에 동참하는 대신 한미일 협력에 협조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캠프데이비드 합의 사항을 제도화하는 조치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은 가상 동맹을 굳건하게 하는 조치를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야기하는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3국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한미일은 각각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의 한계를 찾아내어 활용해야 한다. 또 중국과 거래에서 개척되지 않은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대만을 예로 들 수 있다. 작년에 대만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직접투자가 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정치적 고려에 따른 중요한 변화이다. 일본 및 한국 기업도 이런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한편, 통일 이후에 대해서도 “통일 한반도는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세 거대한 이웃국가들과 동시에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테지만, 이는 ‘역외 균형자’인 미국과의 안보 관계를 유지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는 다른 두 나라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세 이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고, 이는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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