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다. 인공지능(AI) 훈풍은 물론 내달 9일(현지시간) 공개하는 애플 신제품인 아이폰16의 생산 물량이 전작보다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애플 신제품에 적용하는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출하량이 늘면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2021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이다. 또 올해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29% 증가한 68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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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
정원석·손우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 북미 고객사 신제품향 올레드 패널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던 연간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올레드 패널은 내달 10일(한국시간) 공개 예정인 아이폰16 프로와 프로맥스 2종에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연말까지 애플에 공급한 올레드 패널은 약 8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정되면서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것에 따른 실적 상승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공급한 OLED 패널은 아이폰16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 그리고 프로와 프로맥스 4종에 적용된다.
이렇듯 애플 신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가 예상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다. 이번 애플 신제품에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처음으로 탑재되는 만큼 제품 판매량이 전작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관측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배터리 성능 저하 등의 이유로 대규모 교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의 높은 수요를 예측하고 출하량을 기존 모델보다 10% 증가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7월 아이폰16 시리즈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6~7월 출하한 아이폰15 시리즈 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 고도화에 따른 향후 디스플레이 업계 전망도 맑다. AI 기술이 고도화할 수록 처리해야할 연산이 늘어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가 해결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기술력 역시 전력 효율화에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전력 효율화를 위해 디스플레이 고도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화면 면적이 넓을수록 AI 기능 활용도가 높아 폼팩터 변화 및 중·대형 패널 중심의 OLED 침투율 증가에 따른 수혜가 부각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확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정부도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오는 2025년도 예산안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재 양성을 위해 700명 규모의 '디스플레이 아카데미' 예산을 반영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은 세제 혜택 수준에 그쳐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실히 굳히기 위해선 더욱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