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과 응급의료계가 2일 한목소리로 의대정원 증원을 비롯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무슨 전쟁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승부처럼 생각하는 정부 관료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응급의료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의료개혁이 우리나라의 외상 진료 수준을 각 권역외상센터 건 이전인 10여년전 수준으로 돌려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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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대란대책특위-대한응급학회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에서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전국권역외상센터 협의회장,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와 대한응급학회 간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에 참석해 "무리한 정부 정책의 강행 때문에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가장 심각한 것이 응급실 문제이고 소위 '응급실 뺑뺑이'라는 이름으로 상징화되고 있다"며 "정상적인 의료체계가 작동한다면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이 실제로는 쓰러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코로나 재유행, 사건 사고가 많은 추석이 다가오면서 현재 상태가 계속 방치될 경우에는 심각한 의료대란으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며 "국정 운영에서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만 해도 12명이 있었던 응급의료 전공의가 이제 3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자를 받아도 제대로 된 처치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응급의료계를 대표해 간담회에 참석한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전국권역외상센터협의회장)은 "중증 외상환자 같은 경우에는 과거 아예 방 하나를 비워놓고 인력이 대기했지만 지금은 그럴 정도의 여유가 절대 안 될 것"이라며 "점점 업무의 강도가 늘어나다 보니 젊은 의사들이 지금 나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대한응급학회 정책이사는 "중증 응급환자는 병원 전체의 역량을 동원해 응급실에서 초기에 적정한 신속한 응급치료와 함께 최종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며 "응급의료는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개선되고 발전해왔지만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강행으로 인해) 노력들이 완전히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경원 아주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10여 년 넘게 권역외상센터 사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지난 2021년 기준으로 13.9%까지 감소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정부의 의료개혁으로 인해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끼리는 외상센터가 생기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학계에서는 중증 외상 환자들에 대해 비가역적으로 손상이 되기 전에 일단 가장 시급한 치료들만 단계적으로 해나가는 처치를 하고 있고 그렇게 해서 많은 환자들이 살아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주민 위원장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최근 응급실 이용 본인부담금을 높여서 이용자 숫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현장에서는 경증·중증 판단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합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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