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7월 말 대비 9조 6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시계열을 확인 가능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9조원 가량 폭증하면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는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하루에만 1조 6000억원의 주담대가 신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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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7월 말 대비 9조 6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시계열을 확인 가능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 3642억원으로 집계돼 7월 말 715조 7383억원 대비 약 9조 6259억원 폭증했다. 이는 관련 시계열 자료가 집계된 지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인데, '영끌' 수요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4월 증가폭 9조 2266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가계대출 폭증을 이끌어낸 건 주담대였다. 이 기간 주담대는 8조 9115억원 폭증해 역시 월간 기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왔는데, 지난 7월에도 7조 5975억원을 기록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은행 영업일 기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주담대로 하루만에 1조 5881억원 폭증했다.
일차적으로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편승한 시장금리 하락세,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패닉바잉 열풍 등이 어우러지면서 주담대 수요를 부추긴 모습이다. 실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8726건으로 지난 2020년 7월 1만 1170건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을 의식해 은행들이 금리인상 및 각종 대출 제한 등의 정책을 펼친 점도 막차수요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담대가 7~8월 2개월 연속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8월 전세대출 잔액은 약 2121억원 증가한 118조 8362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5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도 전달보다 약 8494억원 늘어 103조 45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7월에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3개월만에 반등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수요가 몰린 것 같다"며 "대출 집행까지 2개월여 소요되는 만큼, DSR 2단계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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