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32)가 소속팀 리버풀과 '헤어질 결심'을 한 듯하다. 계약 만료를 1년 남겨뒀는데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한 살라로서는 '토사구팽'을 당하는 심경일 것이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역시 같은 처지여서 살라의 행보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살라는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골 2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리버풀은 3-0으로 이겼고, 살라는 팀의 3골에 모두 관여하며 팀 핵심 공격수의 역량을 보여줬다.

그런데 살라는 이 경기 후 "올드 트래포드에 오면서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리버풀에서 이번이 마지막 해다. 새로운 계약에 대해 구단과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살라는 내년 여름이면 리버풀과 계약이 끝난다. 리버풀을 넘어 EPL 최고 골잡이 중 한 명인 살라의 계약이 끝나가는데 리버풀이 재계약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의아하다.

   
▲ 동갑내기에 특급 공격수이자 팀 에이스인 살라(왼쪽)와 손흥민. 각각 리버풀,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둘이 아직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한 것도 비슷하다. /사진=리버풀, 토트넘 SNS


살라는 2017년 리버풀에 입단해 EPL 무대를 휘저었다. 드리블과 슈팅이 발군이고 동료들과 연계 능력도 뛰어나다. 리버풀에서 통산 352경기 출전해 214골 9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넣었고 EPL 득점왕을 3차례나 차지했다. 리버풀의 EPL 우승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FA컵과 리그컵 우승에 모두 살라의 기여도가 절대적으로 컸다.

이런 살라를 리버풀이 미리 재계약을 하며 붙잡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가능하다. 리버풀로서는 살라의 나이가 내년이면 30대 중반으로 향한다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고, 많은 이적료를 챙기면서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성기를 리버풀과 함께하며 숱한 영광의 순간들을 일궈냈던 살라는 구단에 서운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혹은, 살라가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얘기를 꺼내 구단에 재계약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현재 상황과 오버랩 된다. 살라와 동갑내기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살라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팀과 리그 최고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지난 2021-2022시즌에는 손흥민이 리그 23골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손흥민이 내년 여름이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것도 살라와 똑 같다.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팀의 주장까지 맡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내고 있는데도 계약 기간 1년을 남기고 토트넘은 재계약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 등 이적설이 꾸준히 나돌기도 했다. 와중에도 손흥민은 흔들림 없이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왔다.

팬들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나이 등을 감안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토사구팽'이라는 시각으로 토트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